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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박진섭은 이내 침대 옆의 램프를 켰다. 그러자 박진섭의 얼굴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시선은 오직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캄캄한 어둠이 내린 밖과 달리 실내는 따뜻한 조명이 비추고 있었다. 우리 둘만 있는 공간에서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인 채 박진섭의 눈을 바라보았다. 박진섭의 눈빛에는 마치 나를 빨아들일 듯한 위험한 무언가가 담겨 있어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았고 그러면서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는 이 순간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랐다. “아까...” 말을 꺼내려는 찰나 박진섭이 움직이더니 몸을 숙여 내 뒷목을 한 손으로 감싸고는 다른 손으로는 내 손등을 눌렀다. 이내 따뜻한 입술이 내 이마에 닿았다. 순간 말을 멈춘 나는 눈을 깜빡이는 사이 속눈썹이 피부를 스치는 감각이 느껴졌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얼굴도 확 달아올랐다. 이렇게 부드럽고 잔잔한 키스가 오히려 격렬한 키스보다 더 가슴 떨리고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니. 침을 꿀꺽 삼킨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숨결이 빨라졌다. 유은수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았다. 나는 박진섭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 지난번의 그 사랑이 내 목숨까지 요구했으니 어떻게 다른 누군가를 쉽게 좋아할 수 있겠는가. 비록 지금 이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두려웠다. 하지만 조금씩 기쁨이 다시 느껴졌고 감옥 같은 두려움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이런 애매모호한 분위기 속에서 박진섭이 이미 설명했던 말들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묻고 싶은 것들, 혹은 받아들이기 싫은 무언가들이 마음속에서 솟구쳤다. 나는 강지연이자 강연아다. 하지만 박진섭은 모른다. 그가 강연아를 사랑했을 때 그 사랑은 정말 나를 향한 것이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강지연은 박진섭의 마음속 어디쯤 있는 걸까? 혹시 박진섭이 사랑한 건, 강지연을 닮은 내 얼굴과 성격이라면 강연아는 그의 마음속에서 어떤 위치일까? 너무 우스운 일이었다. 처음에 박진섭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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