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경찰은 내가 말을 끊자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이 생기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세요. 일단 본인을 보호하는 게 우선입니다. 최대한 위험한 상황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세요. 우리가 출동할 테니까요.”
“그럼 큰 문제는 없겠네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저를 억지로 호텔로 데려간 일이 있었거든요. 그 일로 인해 트라우마가 좀 남아 있긴 하지만 경찰분들을 믿으니까요. 그럼 부양비 문제는 제가 직접 만나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소송을 걸라고 하세요. 저는 판결에 따라 제가 내야 할 만큼만 내면 됩니다. 더는 줄 수 없고 그렇다고 덜 내지도 않을 거니까요. 그냥 만나고 싶지 않아요. 가능할까요?”
내 상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경찰은 기록에도 관련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즉시 수긍했다.
“그럼요.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가도 될까요?”
경찰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지나가는 길의 한쪽에 열려 있는 문이 보였다.
그 안에서 두 사람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말을 하며 손에 종이를 들고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호기심에 그쪽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강연아 씨?”
순간 옆에서 경찰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곧 닫혀버렸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아까 그분들... 얼굴을 그리는 사람들 아닌가요?”
“강연아 씨도 아세요?”
“아, 저도 그림을 좀 배운 적이 있어서요. 그쪽 분야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는 아니고요. 그냥 아주 뛰어난 사람들은 여러 설명만으로도 용의자의 얼굴을 그릴 수 있다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특히 CCTV가 없는 시골 지역이나 사각지대가 많은 장소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추리를 통해 용의자의 외형을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의 설명을 들은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그런데... 예전에 강씨 가문의 장녀가 살해당한 사건, 그건 여기서 수사하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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