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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이나은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중간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 너는 이런 거 잘 알잖아. 네 생각엔 이 중간에 어떤 이야기가 있어야 할 것 같아?” 내 말에 앞뒤의 그림들을 몇 번이고 다시 살펴본 이나은은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봐봐. 네가 그린 앞부분 그림들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야. 하지만 자세히 보면 등장인물이 아주 생기 있고 긍정적으로 그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의 절반은 어둡게 표현돼 있어. 어떤 면에서는 산중에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느낌이지. 그리고 이건 한 장면뿐만이 아니야. 앞부분 전체적으로 비슷한 표현 기법이 반복돼.” 이나은이 말을 이었다. “이건 네가 처음 이야기를 구상할 때부터, 이후에 큰 폭풍이 닥칠 것이라는 복선을 이미 깔아둔 거야.” 그러다가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말했다. “그리고 뒷부분 그림들은 극심한 고통 뒤에 찾아오는 무감각, 혹은 타락한 모습들이야. 비록 한 장면은 생기 있어 보이지만 그건 본래 주인공의 모습이 아니라 타격을 받은 뒤에 간신히 붙잡은 생명줄 같은 느낌이야. 그러니까, 이 빈 곳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주인공이 반드시 큰 고통을 겪었을 거야. 하지만 그 고통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어쩌면 어둠과 고요함, 그런 것들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 이나은의 마지막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리고 문득 내가 전에 그렸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이나은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는 그림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이거 봐봐.” 그것은 내가 어둠 속에서 고요함과 고립을 느꼈던 그 장면이었다. 그동안 따로 보관해 두었던 이 그림을 이나은에게 보여주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이 그림 이 중간에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림 자체는 괜찮긴 한데... 아직 완전한 이야기 구조로는 이어지지 않아. 어떻게 이어지는지, 어디서부터 이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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