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화
한동안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박진섭의 눈빛에 입을 연 나는 내가 강지연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한 글자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마치 목소리를 잃은 사람처럼 말이다. 그러고는...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박진섭의 손바닥과 내 뺨을 적셨다.
침묵 속에 박진섭이 물었다.
“네가 내게 처음 와서 말했던 그 말 네가 강지연이라는 그 말... 진짜였어? 아니면 거짓이었어?”
“나...”
“나 이제... 사람이 살아있을 때 영혼이 있고 죽은 뒤에도 영혼이 남는다는 걸 믿어도 될까?”
나는 더욱 큰 소리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눈앞이 흐려졌고 코끝이 찡했으며 박진섭의 얼굴이 점점 흐릿해졌다.
가슴속에서 거대한 슬픔이 솟구치는 감정은 나조차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점점 커졌다.
“박진섭.”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나는...”
“박 대표님!사고 났어요!”
임준호의 다급한 외침에 대화가 뚝 끊겼다.
박진섭이 즉시 고개를 돌리자 나는 천천히 박진섭의 손을 놓은 뒤 등을 돌려 눈물을 닦았다.
무겁고 낮은 박진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손희진이 담당하던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사람이 죽어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밖에 있는데 전화가 왔더라고요.”
사람이 죽었다는 말에 나는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무슨 프로젝트인데? 사람이 죽었다고?”
임성빈은 박진섭을 바라본 뒤 천천히 말했다.
“쇼핑몰 개발 사업이에요. 프로젝트 자체는 우리가 한 게 아니에요. 우리는 그냥 협력만 하는 거였는데 문제가 생긴 이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요.”
“작업자에게 일이 생긴 거야?”
“네.”
나는 박진섭을 보며 말했다.
“그럼 바로 가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최소한 정황이라도 파악해야지.”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 박진섭은 깊은 눈빛으로 내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나는 마음속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지만 고개를 숙여 박진섭의 손을 잡았다.
“일단 가서 일부터 처리해. 나머지는... 돌아와서 얘기해.”
박진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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