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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내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건 박지한의 얼굴이었다.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지만 1억 원이면 내가 원하는 외모의 남자 모델 몇 명은 거뜬히 고를 수 있었다. 내가 망설이자 온시연은 냉소를 띠며 비웃듯 말했다. “온나연, 1억 원은커녕 내가 지금 천억 원 단위로 불러도 넌 줘야 해. 어제 네가 박씨 본가에 갔을 때 어르신들한테 선물 잔뜩 받았잖아? 그게 네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야. 그건 다 원래 내 거야. 네가 내 자리를 차지한 이상, 이 정도는 내놔야지.” 그녀의 압박에 결국 나는 굴복해 1억 원을 송금했다. 돈을 받자 온시연은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됐어. 내 남자친구 기다리고 있으니까, 난 이만 갈게.” 그녀가 문을 열고 나가자 나는 유리창 너머로 그녀가 금발 벽안의 외국인 남자와 팔짱을 끼고 거리 한복판에서 대놓고 키스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가 사라지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내가 왜 돈을 줬지? 들통나면 들통나는 거지, 창피한 건 나 혼자만이 아니잖아.’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온시연이 무서웠던 걸까?’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벌떡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지만 눈 깜짝할 사이 온시연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분한 마음을 안고 차에 올랐다. 박지한이 내 얼굴을 보고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얼굴이 왜 그래.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나는 손을 휘저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어떤 사람을 만나서 그래.” 박지한은 웃으며 손을 뻗어 내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 주려 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고 그의 손만 허공에 맴돌았다. 서로의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두 사람 모두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문득 이 결혼을 대신 승낙한 게 후회됐다. 박지한은 소문처럼 눈이 멀거나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처럼 냉담하고 변덕스러운 사람도 아니었고 오히려 지금은 꽤 괜찮은 배우자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손길이 불편했다.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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