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예전에는 내가 차에서 내릴 때면 항상 박지한이 문을 열어주곤 했지만 오늘 같은 분위기에서는 감히 그 귀한 분께 폐를 끼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재빨리 차문을 열었는데 마침 차를 돌아오던 박지한과 눈이 딱 마주쳤다.
그의 손은 여전히 문을 열려는 동작을 하고 있었다.
“괜찮아, 내가 할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박지한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자. 엄마, 아빠가 기다리실 거야.”
하지만 집 문을 두드리자 집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부모님은 계시지 않았고 집 안에는 몇몇 아주머니들만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장이란은 우리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다가왔다.
“아가씨,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오셨어요?”
“아줌마, 오늘이 친정 오는 날인데 당연히 와야죠.”
장이란은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
“아이고! 그걸 깜빡하다니, 정말 죄송해요.”
나는 텅 빈 집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엄마, 아빠는 어디 가셨어요?”
장이란은 우리를 안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사장님과 사모님은 둘째 아가씨를 찾으러 나가셨는데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았어요. 일단 앉으세요. 제가 차 준비해드릴게요.”
나는 살짝 놀라 박지한의 얼굴을 몰래 훔쳐봤다.
혹시 무언가 눈치챘을까 걱정됐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손에 든 선물을 아주머니들께 건넸다.
“아주머니들, 이 흑삼이랑 생강차는 결혼식 날 고생 많으셔서 챙겨봤어요. 꼭 드셔보세요.”
나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
박지한은 역시 사람을 참 잘 챙긴다. 부모님 선물만 준비한 줄 알았는데 집안 아주머니들 몫까지 빠짐없이 신경 쓰다니.
장이란도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을 보며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지한 씨는 뭐 마실래요? 제가 차 한 잔 준비해 드릴게요.”
“할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온 할아버지 댁에 우전 녹차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박지한이다. 마시는 것도 늘 최고급이다.
장이란이 나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묻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걸로 부탁드릴게요.”
차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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