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나는 핸들을 꽉 잡고 놀라서 물었다.
“누가 만들어 준 거야?”
희망이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아빠요. 어제 아빠가 만들어줬어요.”
나는 상황을 깨달았고 어이없어서 웃으며 말했다.
“희망아, 송기영은 삼촌이야. 아빠라고 부르면 안 돼.”
희망이는 작은 손을 꼭 잡고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근데 작은 아빠도 아빠인데 왜 그분을 아빠라고 부르면 안 돼요?”
송기영은 희망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자신을 ‘작은 아빠’라고 부르게 하려 했고, 나는 여러 번 거절했지만 그는 입으로는 알겠다고 하면서도 몰래 희망에게 그렇게 부르게 했다. 이제는 ‘작은 아빠’도 아니고 아예 ‘아빠’가 되어버렸다. 집에 돌아가면 송기영과 제대로 이야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희망이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엄마, 다른 친구들 부모님은 밤에 다 같이 자는데 엄마랑 아빠는 왜 같이 안 자요?”
희망이는 이미 세 살이 넘었지만 나는 아직도 그녀에게 박지한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주소연과 송기영도 서로 눈치를 보며 말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희망이가 어리고 송기영이라는 남성 어른이 곁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과 다양한 일을 접하며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나는 희망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엄마가 왜 그런지 이야기해줄게. 알겠지?”
희망이는 기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녁 식사 도중 나는 예전에 알던 학생의 전화를 받았다.
“선배님, 급한 일이 있어요.”
학생은 디자인 학과를 졸업한 후 귀국해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이후 명성을 얻어 많은 유명 기업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최근 몇 달 동안 팀을 이끌며 여러 디자인 제안을 했지만 발주처에서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내가 그녀를 도와주길 바랐다.
“선배님, 제가 두 배 아니,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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