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그를 또 차단하다
그가 미처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 지연이랑 이혼한다며? 네가 또 착한 애를 괴롭힌 거 아니냐?”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할머니는 단호하게 명령했다.
“이번 주말에 지연이 데리고 본가에 와서 밥 먹어!”
그러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진태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스럽게 휴대폰을 한쪽에 던져 놓았다.
임다은은 곁에서 조용히 그 통화 내용을 다 듣고는 속으로 질투심이 일었다.
‘태경이가 강지연을 싫어하긴 해도 어쨌든 그의 아내이고 할머니가 점찍은 손주며느리잖아. 나는 남편 복도 지지리 없지. 일찍이 과부에 자식 하나 없으니.’
생각할수록 속이 뒤집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진태경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태경아, 할머니께서 지연 씨 데리고 오래? 나도 할머니 뵌 지 꽤 오래됐는데 나도 데려가면 안 될까?”
예전에 그 단명한 남편이 죽었을 때, 재산 문제로 집안 어른들과 크게 다퉜었다.
결국 좋게좋게 합의는 봤지만, 집안 어른들은 앞으로 볼일 없으면 진 씨 가문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그 후로는 거의 본가에 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도 굳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강지연이 돌아갈 수 있는데 자신만 못 간다는 게 영 못마땅했다.
진태경은 임다은과 어르신들 간의 갈등을 물론 알고 있었지만 형의 당부를 떠올리며 결국 마음이 약해져 승낙했다.
그는 다른 휴대폰을 가져와 기억을 더듬어 강지연의 번호를 입력한 뒤 전화를 걸었다.
“주말에 본가로 가서 밥 먹어.”
그의 말투는 거역할 수 없는 강력한 명령조였다.
그는 그녀의 청을 들어주기로 결심했고 가슴 한편에 자리한 알 수 없는 감정 따위는 더는 개의치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가 진 씨 가문의 며느리로 있는 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 드릴 의무가 있었다.
강지연은 저쪽에서 몇 초간 말이 없다가 거절했다.
“안 가요. 더 이상 당신과 연극하는 건 싫어요, 진 대표님.”
진태경은 자신이 이미 충분히 아량을 베풀었다고 생각했지만 강지연이 이렇게 터무니없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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