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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반짝이는 그녀

소위 소방 공무원이라는 자들은 서로 눈치를 주고받으며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회장 안을 샅샅이 훑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맨 앞에 선 남자는 비상등 아래로 다가가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억지를 부렸다. “이 등은 너무 밝아서 눈이 부시잖아요! 규정 위반입니다!” 다른 공무원은 소화기 옆에 쭈그리고 앉아 삿대질하며 트집을 잡았다. “소화기 위치도 엉망이네. 미관을 심각하게 해칠 뿐만 아니라, 안전 규정에도 위배되는 것 같은데? 당장 다른 곳으로 옮겨 버리세요!” 더 가관인 것은 그중 한 명이 걷다가 실수로 문 옆의 비상구 표지판에 머리를 부딪친 것이었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표지판은 깨져버렸다. 단상 아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조사가 아니라 트집을 잡으러 온 게 분명했다. 강지연은 슬슬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망설임 없이 휴대폰을 꺼내 특정 앱을 실행시켰다. “지금 말씀하신 비상등 밝기는 국가에서 정한 안전 기준치에 정확히 부합합니다. 관련 품질 검사 보고서도 여기에 첨부되어 있고요.” “그리고 소화기 위치 역시 건축물 소방 설비 관련 법규에 의거하여 배치한 것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위치는 소방 시설 배치 기준 제3조 2항에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말이 나오자 소방 공무원들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강지연은 멈추지 않고 시선을 현관 쪽으로 돌렸다. 산산이 부서진 비상구 표지판이 흉물스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오히려 지금 당신들의 행동은 공공 소방 시설을 훼손한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소방 관련 법규에 따라 경고 처분은 물론, 심할 경우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강지연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옆에 서 있는 차승준에게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차 대표님, 발표회가 끝나면 소방청에 사람을 보내셔야 해요. 표지판이 헛되이 망가져서는 안 되니까요.” 차승준은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치켜올리고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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