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해낼 수 없는 일
며칠 후, 단국행 비행기 안.
강지연은 고개를 돌려 옆자리에 앉은 전민호를 바라보았다.
태블릿 속 데이터 모델을 집중해서 보던 전민호의 금테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빛은 깊고 진지했다.
강지연의 시선을 느낀 전민호가 고개를 들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래, 지연아?”
“선배.”
강지연이 허리를 펴고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블루오션에 정식으로 합류해 기술팀 부팀장을 맡아 주셨으면 해요. 심해 탐험가 프로젝트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요.”
전민호는 그 말을 듣고 손에 쥐고 있던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그는 안경을 살짝 밀어 올리며 안경 너머로 두 눈에 따스한 미소를 머금었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예상한 제안이었다.
블루오션의 실력은 잘 알았고 강지연의 야심과 능력도 이미 보아냈다.
이건 더할 나위 없이 솔깃한 제안이지만 전민호는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과 이 회사의 이념이 정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관찰이 필요했다.
“그건 서두를 필요 없어.”
전민호는 다시 태블릿을 집어 들며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로봇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이야기하자.”
단국 국제 로봇 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과학 기술계의 큰 행사라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각양각색의 독특한 로봇들이 전시대에서 기능을 선보이며 수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지연은 전민호와 나란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한 전시대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거기에는 생체 모방 기계 팔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움직임이 기계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유연했고 각 관절이 살아 숨 쉬듯 회전했다.
그 섬세한 동작은 인간의 팔과 거의 견줄 만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이토록 순수하게, 최첨단 기술에 가슴이 뛰는 느낌.
심지원이 사고를 당한 후 강지연은 진태경과의 결혼이라는 감옥에 자신을 가둬버렸고 이 광활한 세계야말로 자신의 진정한 안식처임을 잊을 뻔했다.
고개를 돌려 전민호를 바라보자 그 역시 넋을 잃은 채 전시물을 바라보며 눈빛에는 뜨거운 열정이 번뜩이고 있었다.
그건 기술 광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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