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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외간 남자

진태경이 연락받았을 때는 막 국제회의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이정후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표정이 확 변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재킷을 움켜쥔 채 뛰쳐나갔다. 그렇게 바람처럼 달려 본가로 돌아왔다. 거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도우미들은 모두 벌벌 떨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장 의사가 위층에서 내려오자 진태경은 성큼성큼 다가가 저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할머니는 어떠세요?” 장 의사는 지친 얼굴이었지만 애써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알렸다. “어르신께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쓰러지신 거예요. 제때 응급처치를 해서 지금은 잠드셨어요.” 진태경의 팽팽했던 신경이 살짝 풀렸지만 이마의 주름은 풀리지 않았다. ‘홧김에 쓰러진 거라고? 대체 누가 할머니를 화나게 한 거지?’ 그는 곧바로 2층으로 향했고 막 그곳에 도착했을 때 임다은이 김영옥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임다은은 진태경을 보자마자 서둘러 다가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태경아... 다 내 탓이야. 할머니께 그런 말 하지 말아야 했는데.” 진태경은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어투로 물었다. “뭐라고 했는데?” 임다은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뚝뚝 떨구며 말했다. “오늘 지연 씨가 차승준 씨를 데리고 왔는데 할머니께서는 두 사람 사이를 모르고 기뻐하셨어. 거짓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할머니를 내 방으로 불러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더니 크게 반응하시면서... 흑흑, 다 내 탓이야. 괜히 얘기하는 게 아닌데...” 임다은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진태경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보안실로 가서 오후에 녹화된 영상을 살펴보았다. 차승준의 얼굴이 화면에 비치자 마우스를 쥔 그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그래, 아주 좋아.’ 할머니께서 또다시 충격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분명 얘기했는데 할머니를 귀찮게 하는 것도 모자라 외간 남자를 데리고 집까지 찾아와서 기절하게 했다. 진태경은 분노가 치밀어 벌떡 일어나더니 성큼성큼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가 보안실에서 나오기 무섭게 임다은이 앞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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