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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가관이야

진태경이 밤새 품어 온 기대는 완전히 헛수고였다. 이 시간에 김영옥이 찾아온 건 절대 안부를 물으려는 게 아닐 것이다. 김영옥은 진태경이 말 꺼낼 틈도 주지 않고 곧장 거실로 들어갔다. 소파 상석에 앉은 김영옥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임다은을 회사에 들였다고 들었어.” 진태경은 문을 닫고 뒤따라가며 답했다. “배우겠다잖아요. 회사 일도 좀 나눠 맡겠다는데, 나쁠 건 없죠.” 진태경 자신도 믿음이 가지 않는 표정이었다. 사실은 임다은을 달래면서 바깥소리도 잠재우려 만든 구실일 뿐이었다. 진태경은 그 정도면 김영옥에게도 통할 거라 여겼다. 하지만 김영옥은 비웃는 표정을 보였다. “회사를 돕겠다고? 그런데 내가 들은 얘기는 그게 아니더구나.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네가 공들여 따낸 블루오션 프로젝트부터 말아먹었다며?” 그 말에 진태경의 어깨가 굳었다. 불과 며칠 전의 일이었고 진태경조차 지금 막 사실을 겨우 확인했을 뿐인데 벌써 김영옥 귀에 들어갔다니. “다은이가 갓 들어와서 모르는 게 많아서 그래요. 오해였어요.” 진태경은 무심코 변명부터 했다. “오해라고?” 김영옥이 지팡이로 바닥을 탕 내리치며 언성을 높였다. “네가 눈이 먼 거야? 그게 뭐가 오해야! 아직도 임다은의 편을 들고 있는 게냐?” 화가 치밀어 오른 김영옥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손끝이 떨렸다. “네가 갑자기 무슨 스마트 로봇 업계에 들어간다고 해서, 드디어 정신을 차린 줄 알았어. 지연이를 되잡을 생각이 들었나 싶었지! 그런데 결과가 고작 이거냐? 다른 여자를 회사에 밀어 넣고 지연의 프로젝트를 망가뜨리고 사람을 궁지로 몰아? 태경아, 넌 정말 전혀 말이 안 통하는구나!” 김영옥의 한마디 한마디는 얼음물을 끼얹듯 매서웠다. ‘강지연을 되잡는다고?’ 공장을 인수하고 프로젝트를 직접 챙긴 건 사업을 위한 선택이었다. ‘언제부터 강지연 때문이었지?’ 진태경은 자신도 인정하기 싫은 동기를 굳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침묵하는 진태경을 보며 김영옥의 눈빛은 한층 더 차가워졌다. 자리에서 일어선 김영옥이 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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