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오해
그 순간, 안방 문이 쾅 하고 닫혔다. 임다은은 큰 체구의 진태경을 간신히 끌어 침대 위에 내던졌다.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의식이 흐릿해진 진태경을 내려다보는 동안 임다은의 눈빛에는 선명한 욕망이 번졌다.
임다은은 허리를 숙여 셔츠 단추를 풀었다.
하나, 둘...
손끝이 뜨거운 가슴에 닿자 임다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임다은의 머릿속에는 오늘 밤만 넘기면 진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확실히 붙잡을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때 침대 위의 진태경은 미세하게 몸을 움직이며 이마를 잔뜩 찌푸렸다.
천천히 뜬 눈은 초점이 흐렸고 술기운이 신경을 마비시키는 대신 감각만 과하게 살려 놓아 머리는 깨질 듯 아팠다.
그러자 임다은의 손이 굳었다.
‘깬 거야?’
임다은은 목이 말라붙었다.
진태경은 가늘게 눈을 좁히며 눈앞에 있는 사람의 윤곽을 확인하려 했다.
노란 스탠드 조명 아래, 가느다란 실루엣이 오래된 기억 속 그 여자와 겹쳤다.
“지연아?”
갈라진 목소리가 진태경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곧바로 긴 팔이 뻗더니 임다은을 거칠게 끌어안았다.
“가지 마...”
몸이 아플 만큼 심하게 조여 왔지만 임다은의 입가는 환하게 풀렸다.
‘역시 나를 알아본 거네.’
따뜻해진 착각을 움켜쥐고 임다은이 달래려는 말을 고르려던 찰나였다.
“지연아...”
진태경이 또 낮게 중얼거리며 얼굴을 임다은의 목덜미에 묻고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임다은의 표정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또 강지연이네. 대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지금 이 꼴이 돼서도 강지연을 불러대는 거야.’
그러나 임다은은 더는 따질 여유도 없이 결심을 굳히고 몸을 바짝 붙인 채, 고개를 들어 진태경의 얇은 입술에 닿으려 했다.
‘지금 이 기회를 잡으면 입에서 누구 이름을 부르든 무슨 상관이람.’
그러나 입술이 닿기도 전에, 품 안의 진태경은 완전히 축 늘어졌고 의식이 끊기며 깊은 잠으로 가라앉았다.
그 순간, 임다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좋은 기회인데... 그냥 놓칠 수는 없어.’
임다은은 잔뜩 오기 어린 눈으로 잠든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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