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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연기라면 누가 못해

강지연은 능글맞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임다은의 연기력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웃기게도 진태경은 그녀의 새빨간 거짓말을 찰떡같이 믿고 있었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와 굳은 얼굴로 그녀의 손목을 억세게 잡아챘다. “돌아가자.” 며칠 동안 그녀의 안전을 걱정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알고 보니 그녀는 다른 남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이 결혼을 얼마나 우습게 알고 있는 거야?’ 강지연은 코웃음을 치며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승준의 팔에 다정하게 팔짱을 꼈다. “어머, 형님한테 딱 걸렸네요. 사실은 승준이 때문에 태경 씨와 이혼하려는 거 맞아요. 승준이가 나한테 너무 잘해주잖아요. 누구처럼 눈멀고 귀 먹어서, 매일 자기 형수랑 붙어 다니는 사람과는 다르게요.” 차승준도 완벽하게 호응하며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연기라면 그도 자신 있었다. “지연이만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해.” 두 사람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다정한 연인 행세를 했다. 진태경은 질투심에 휩싸여 격렬하게 동요했다. ‘이 여자가 감히 내 앞에서 다른 남자와 저렇게 스스럼없이 스킨십을 하다니! 대체 나를 뭐로 보고!’ 옆에 있던 임다은은 그의 눈빛에 깃든 질투심을 놓치지 않았다. ‘설마, 지난 3년 동안 태경이가 강지연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준 걸까?’ 그녀는 속으로 뜨끔하며 재빨리 진태경의 옷소매를 붙잡고 애원했다. “태경아, 지연 씨한테 너무 화내지 마. 다 나 때문이야. 내가 괜히 지연 씨의 외도 장면을 목격하는 바람에...” 그러면서 그녀는 강지연의 손을 잡아끌며 마치 억울한 상황을 중재하려는 사람처럼 애처롭게 말했다. “지연 씨, 어서 태경이랑 화해하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태경이는 동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다만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평소에 좀 더 챙겨주는 것뿐이니 오해하지 말아요...” “아악...” 갑자기 그녀는 누가 민 것처럼 뒤로 넘어졌다. 진태경의 시선에서는 강지연이 그녀를 밀어 넘어뜨린 것처럼 보였다. 문득 형이 임종 전에 했던 부탁이 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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