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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후회 안 해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되던 때, 한진우는 아이에게 ‘한태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클 태에 평안할 안으로 크게 흔들림 없이, 평안하게 살아가라는 뜻이었다. 한진우는 아이의 출생에 대해 단 한 번도 입에 올린 적이 없었다. 세상은 온갖 소문을 퍼뜨리며 총교관이 남의 아이를 키운다느니, 치욕을 감수했다느니 떠들어댔지만 한진우는 그런 말들에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아이를 하늘처럼 떠받들어주었다. 아이만 울면 한밤중이라도 나보다 먼저 벌떡 일어나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는 손놀림이 어찌나 능숙한지, 웬만한 베테랑 산후도우미보다도 더 정확했다. 어느 날은 한진우가 몰래 박민재의 사진을 꺼내 아이에게 보여주는 걸 본 적도 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그런데 침을 뽀글뽀글 내뿜는 아들을 보며 한진우는 이렇게 말했다. “아들, 잘 기억해 둬. 커서 이 사람처럼은 살지 마. 못생긴 데다 바람기까지 있어서 영 믿음이 안 가거든. 아빠처럼 엄마 말 잘 듣고 살아. 알겠지?” 문밖에 서 있던 나는 웃느라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갔다. 한진우는 신분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화려한 사교 모임이나 상류층 파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가장 큰 즐거움은 여전히 수리한 자전거를 타고 나를 태워 시장에 장을 보러 가는 일이었다. 다만 이제는 아무도 한진우를 보고 가난하다고 비웃지 못했다. 모두 그 낡은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가, 제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쥔 남자의 전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어느 날, 자전거 뒤에 앉아 땀에 흠뻑 젖은 그의 등을 바라보다가 문득 물었다. “진우 씨, 후회하지 않아? 나 때문에 자유도 포기하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까지 다 떠안아서.” 그러자 자전거가 삐걱 소리를 내며 길가의 나무 그늘 아래에 멈춰 섰다. 한진우는 고개를 돌렸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고 눈빛은 놀라울 만큼 맑고 밝았다. “다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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