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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만약 첫 번째 경우라면 그들은 오늘 필시 이곳에서 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계주급 후기의 강자를 상대한다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불과하니 말이다. 두 번째 경우라고 해도 그토록 차원이 다른 속도를 갖고 있으니 열아홉 번째 공주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너, 하운천이 보낸 사람이야?” 흑포인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하운천이 누군데?” 임동현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그가 어떻게 하운천을 알겠는가. 임동현의 말을 들은 하지혜의 머릿속 물음표가 더더욱 커졌다. ‘아버지를 모른다고? 그럼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 아닌 건가? 하지만 아버지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날 구할 수 있지? 조금 전 저 사람은 분명 나에게 열아홉 번째 공주가 맞는지 확인했어. 그러니 분명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을 거야.’ 그 시간 하지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비슷한 의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운천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흑포인이 재차 물었다. “몰라! 그리고 난 누구한테 지시를 받고 온 사람이 아니야. 왜냐하면 나한테 명령을 내릴 사람은 존재하지 않거든.” 임동현이 말했다. “그럼 대체 왜 저 여자를 구한 거야?” “그냥 보기가 싫었어. 건장한 사내놈들이 여자 하나 괴롭히는 게 말이나 돼? 자신 있으면 저 여자 아버지한테 직접 찾아가!” 임동현이 대답했다. 실은 그도 어쩔 수가 없었다. 만약 보고서도 그대로 지나쳤다면 언젠가 은하 제국의 황제가 추궁했을 때 일이 번거롭게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그는 아직 황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는 건 조금 부끄러운 일이다. 반보계주급 존재로서 체면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너...” 흑포인이 일그러진 얼굴로 임동현을 노려보았다. 황제 하운천이 보냈다고 했다면 어쩌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고작 보기 싫다는 이유로 그들 천조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계획을 망쳤다고? 흑포인은 도저히 이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너 지금 네가 뭘 했는지 알아?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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