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저는 제삼자가 아니에요
도로 옆 세워진 검은 외제 차는 몇 분째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차 안에서 진우현은 옆으로 고개를 돌려 차창 너머에서 발버둥 치는 여자를 싸늘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었다.
조수석의 주석훈이 고개를 돌려 낮은 소리로 말했다.
“진 대표님, 저분이... 오늘 저녁 배달 음식을 올려보낸 분 같아요. 도움이 필요한 것 같은데 혹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뒷좌석에서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엉망진창인 상황에 얽히는 게 괜찮다면 가 봐.”
주석훈은 입을 닫고 창문을 올려버렸다.
그 사이 강지연은 안재우에게 팔을 거칠게 붙잡혀 차 쪽으로 질질 끌려갔다. 버티려 했지만 힘으로는 상대가 안 됐고 손에 들고 있던 가방과 목도리도 바닥에 흩어졌다.
안재우는 결국 인내심을 잃고 강지연을 번쩍 안아 차 쪽으로 향했다.
“놔!”
“살려주세요!”
강지연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했지만 도로 위 차 안의 사람들은 그저 구경만 할 뿐 누구도 차 문을 열어 나서려 하지 않았다.
안재우가 차문을 열려던 순간 강지연은 기회를 틈타 안재우를 힘껏 밀치고는 도로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강지연은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들 사이를 가로질렀고 안재우도 눈이 뒤집혀 뒤쫓았다.
뒤를 돌아보며 달리던 강지연은 갑작스레 활짝 열린 차 문에 부딪혀 가슴에 세차게 충격을 받았다.
“쿵!”
숨이 턱 막혀오는 순간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타.”
강지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차 안으로 밀어 넣고 곧장 문을 닫아버렸다.
앞쪽에선 제설차가 도로를 터주고 있었고 길이 트이자마자 검은 외제 차는 가속 페달을 밟아 차량 흐름 속으로 합류했다.
차 안은 훈훈한 난방 덕에 바깥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강지연은 긴 숨을 내쉬며 옆에 앉은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정말 고맙...”
그런데 그 얼굴을 보는 순간 강지연은 표정이 얼어붙었다.
흐릿한 조명 사이로 날카롭게 조각된 얼굴 라인과 불빛 속에서도 짙게 드리운 그 압박감은 너무나도 익숙했다.
강지연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쥔 손을 풀며 호흡을 가다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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