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국면을 뒤집다
이 자리에 있던 문외한들조차 현금흐름표 데이터 계산이 가장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고서 전체 데이터 대부분이 하나만 잘못되어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은 임원들은 강지연이 누군지 잘 몰랐지만 앳된 얼굴을 보고 갓 졸업한 인턴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러니 양명훈처럼 재무 경력이 십 년이 넘는 베테랑도 십 분 이상 공들여야 할 작업을 단 1분 만에 해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기껏해야 숫자 하나 정도 수정하는 게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다.
양명훈도 강지연이 주제넘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고치면 다행이지만 또 다른 실수가 나오면 재무부 전체가 망신을 당해 회사 내에서 영원한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다른 부서 사람들 앞에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부서 임원들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시간이 1초, 1초 흘러갔다. 강지연은 고개를 숙인 채 보고서에 집중했고 펜촉은 종이 위를 빠르게 움직이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1분 됐습니다.”
진우현은 고개를 들어 강지연을 바라보았다.
강지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 고쳤습니다. 확인해 주십시오.”
그녀는 들고 있던 보고서를 진우현에게 건넸다.
기존의 수십 개 항목 데이터가 펜으로 지워져 있고 옆에는 새롭게 수정된 데이터가 적혀 있었다.
보고서에 적힌 숫자는 하나하나가 6~7자리에 달했지만, 불필요한 계산 과정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보기 쉬웠다.
현장에서 펜 하나만으로 수정한 걸 직접 본 게 아니라면 계산기를 몰래 숨겨 온 줄 알았을 것이다.
진우현은 고개를 들어 강지연을 힐끗 쳐다본 후, 수정된 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회의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팝콘이라도 씹으며 웃음거리를 기대하던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진우현의 표정 변화를 살폈다.
양명훈은 숨을 죽인 채 마치 사형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처럼 초조하게 서 있었다.
잠시 후 진우현은 보고서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다시 강지연을 쳐다보며 낮게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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