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도무지 길들일 수 없는 남자
강지연은 PPT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수정이 필요한 데이터를 마주할 때마다 별다른 지체 없이, 가벼운 암산만으로 재연산된 수치를 곧장 내뱉었다.
이 자리에 있던 십여 명의 고위 임원들 또한 나름대로 세상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었다. DG 자체가 첨단 기술 기업이었고 인재가 넘쳐나는 곳이었지만, 그들은 강지연의 능력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지연이 PPT의 뒷부분을 설명할 때쯤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의 발표 내용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들의 관심은 이미 그녀의 컴퓨터보다도 빠른 숫자 연산 능력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양명훈이 먼저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다른 고위 임원들 또한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강지연은 고개를 들어 진우현을 바라보았다.
진우현의 얼굴에는 여전히 희로애락을 분간할 수 없는 표정이 감돌았지만 분명히 아까처럼 사람을 질책할 때의 음산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며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 부서, 계속 진행하세요.”
강지연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양명훈과 눈빛을 교환한 후, 회의실을 나가려던 그녀는 양명훈의 제지를 받았다. 그는 입 모양으로 그녀에게 남아있으라고 지시했다.
강지연은 그의 의중을 파악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진우현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진우현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다른 부서 고위 임원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의자를 끌어 회의 테이블 뒤쪽 구석에 앉았다.
그녀의 시야로는 진우현의 일거수일투족을 아주 잘 관찰할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저 남자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상위자의 위압감은 마치 타고난 듯했다. 사오십 대 임원들 사이에 있어도 그의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물론, 이는 상당 부분 그의 오만하고 뛰어난 외모 덕분이었다.
그의 자세가 바뀜에 따라 강지연은 다양한 각도에서 그의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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