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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둘이 만났었어?

강지연은 피부가 매끈하고 보드라웠다. 한때 누군가 침대 위에서 그녀를 짓누르며 이렇게 말했었다. “남자라면 네 몸에 한 번 스치기만 해도 피가 끓어오를 테니까 앞으로 외출할 때는 살결을 꽁꽁 숨기고 다녀. 그리고 이번 생에는 절대 다른 남자가 널 건드리게 하면 안 돼.” 진우현은 그냥 가볍게 건드린 것도 아니었다. 그의 뜨거운 열기를 품은 큰 손은 강지연의 꼬리뼈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위로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어루만졌다. 강지연은 얌전히 앉아 있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진우현에게 안긴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사실 강지연은 상반신을 계속 떨고 있었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강지연은 룸 문이 언제 열렸는지도 몰랐고 누군가 들어온 것도 몰랐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온 사람이 소파 앞에 서게 됐을 때야 뒤늦게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안재우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강지연의 속옷 후크가 풀렸다. 순간 속옷이 붕 뜨는 느낌에 강지연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녀는 몇 달 전 전화 수백 통을 해도 연락을 받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이곳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안재우는 키가 매우 컸고 몸도 좋았는데 얼굴은 예쁘장한 편이었고 눈매와 입꼬리에서는 여성스러움이 느껴졌다. 안재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강지연의 얼굴을 바라보며 넋을 놓았다. 눈앞의 강지연이 그가 알고 있던 사람이 맞는지 확인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한때 뺨도 맞대고 배도 맞대던 사이니 결코 착각일 리가 없었다. 강지연은 안재우가 입을 열기 전에 먼저 고개를 돌려 진우현을 바라보면서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분이 안재우 씨인가요?” 안재우는 흠칫했다. 진우현은 천천히 강지연에게서 손을 뗐다. “아는 사이야?” 강지연은 고개를 저었다. “기사로 봤어요.” 안재우는 강지연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강지연은 진우현에게 몸을 기댄 채로 시선을 살짝 내려뜨리고 있었고 두 볼은 살짝 빨갰다. 그의 곁에 있었을 때보다도 훨씬 온순한 모습이었다. 안재우의 시선이 서서히 아래로 움직였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떠나 상반신에 닿는 순간, 안재우는 마음속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그는 걸음을 옮겨 소파에 앉은 뒤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입꼬리만 올리며 물었다. “언제 새 여자 친구가 생긴 거야?” 그의 말에는 두 가지 질문이 담겨 있었다. 진우현은 무심한 눈빛으로 강지연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 “방금.” 안재우는 강지연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에게 자신의 속옷 후크를 푸는 걸 허락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알고 있는 강지연은 그가 옷을 사이에 두고 살살 만지기만 해도 부끄러워하면서 얼굴뿐만 아니라 귀까지 빨개지는 사람인데 말이다. “꽤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이름은 뭐야? 어디 사람이야?” 안재우가 계속해 물었다. 진우현은 시선을 들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지금 내 여자를 빼앗으려는 거야?” 강지연의 몸이 굳었다. 안재우는 서둘러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그냥 내가 아는 사람이랑 많이 닮아서.” 힘주어 주먹을 쥐고 있던 강지연은 손에 힘을 풀었다. 그녀는 안재우가 감히 진우현의 심기를 건드리지 못한다는 걸 보아냈다. 강지연은 뒤늦게 안씨 가문이 북성의 재벌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안씨 가문의 자제인 안재우도 감히 진우현 앞에서는 함부로 굴 수 없었다. “시력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병원에 한 번 가봐.” 진우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강지연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쪽에 가서 옷 정리해야지?” 강지연은 곧바로 고분고분 자리에서 일어나 진우현을 뒤따라 사람이 없는 당구실로 걸어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진우현은 몸을 돌려 강지연을 문 쪽으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둘이 만났었어?” 강지연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진우현을 속인 대가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만약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진우현이 더 이상 그녀와 만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었다. 민해윤의 말에 따르면 진우현처럼 잘나가는 남자들은 곁에 남들이 손대지 않은 여자들이 많기 때문에 남들이 가지고 놀다가 싫증 나서 버린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고 했다. 강지연은 안재우와 만나면서 마지막 몇 달 동안은 그와 그 짓거리만 했었고 안재우는 아예 그녀를 침대에만 묶어두려고 했다. 안재우는 욕구가 매우 강한 편이라 밤낮 가리지 않고 본인이 원할 때면 관계를 가졌다. 심지어 장소조차 가리지 않았었다. 강지연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안재우 때문에 많은 짓들을 해봤었다. 강지연은 처녀막을 회복하는 수술을 받을 돈조차 없었기에 도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진우현 씨, 전 연애해 본 적이 없어요.” 강지연은 마치 겁먹은 토끼처럼 진우현의 팔뚝 아래서 덜덜 떨었다. 진우현은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바지 벗어.” 강지연은 당황했다. 민해윤은 진우현처럼 고고한 사람은 절대 평범한 남자들처럼 충동을 참지 못할 리가 없다고 했다. “여긴 좀 추운데요.” 강지연이 말을 하는 사이, 진우현이 한 손으로 그녀를 당구대 위에 눕혔다. 강지연의 상반신이 차가운 당구대에 닿았고 이내 하체가 휑해졌다. 그녀가 입고 있던 모든 것들이 벗겨져 무릎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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