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아까운 걸 버리는 짓
진우현은 연주형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연주형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 얼굴을 들여다봤다.
“도대체 뭔 뜻이에요? 정말 마음에 안 들면 형 성격에 진작 잘랐겠죠. 그런데 왜 강지연을 지금까지 붙들어 두고 눈앞에서 맴돌게 해요?”
연주형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강지연이 형한테 마음 단단히 먹은 건 형도 알잖아요. 붙잡아 두면서 손도 안 대고, 그게 뭔 낭비에요. 아까운 걸 버리는 짓이죠.”
진우현이 눈꺼풀을 들어 연주형을 잠시 똑바로 보았다.
“제가 꼴 보기 싫어요?”
연주형이 장난기 어린 미소를 굳히지 않았다.
“그럴 거면 차라리 남 줄 생각이나 해요. 저는 처음부터 지연 씨가 마음에 들었다니까요. 제가 어느 여자한테 이만큼 오래 참은 적 있어요? 이러다 못 참고 지연 씨한테 손댈 것 같은데... 단, 형이 먼저 마음 먹었다면 제가 한 말은 없던 일로 해줘요.”
진우현은 시선을 내리깔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 한번 해 보든가.”
이게 경고인지 허락인지 헷갈려서 연주형이 진우현 얼굴을 한 번 더 훑어보더니 결국 환하게 웃었다.
“오케이. 알겠어요.”
그 무렵 강지연은 진우현과 마주칠 만한 상황을 애써 피했다. 낮에는 묵묵히 회사 일에 매달리고 밤에는 민해윤을 따라 외부 일자리를 계속 나갔다.
민해윤이 잡아 오는 건 대체로 고급 비즈니스 모임이었다. 손님들 수준이 그나마 높아 굳이 과한 요구 없이 자리의 분위기를 받쳐 주는 역할이 다수였고 곁에서 술 따르고 체면 세워 주는 정도면 끝나는 자리도 많았다.
그런데 그만큼 수입은 많지 않았다. 시원시원한 사장을 만나면 한 번에 이백만 원대 현금을 쥐여 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룻밤에 이십만부터 사십만 원 그 정도였다.
큰돈을 벌 수 있는 자리는 대가도 큰 법이라는 걸 강지연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매달 육천만 원이라는 빚을 떠올리면 마음이 바늘방석이었다.
화요일 밤, 민해윤이 큰 건을 받았다고 했다.
사장이 품격 있고 배운 티가 나는 여자만 원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거래 자리에서 술만 받아 주면 된다고 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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