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불공평
누가 봐도 조금 전 진우현은 일부러 강지연을 방해해 장서현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제 테이블 위 판세는 더는 의심할 여지조차 없었다. 장서현이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장서현의 얼굴빛은 오히려 검게 굳어졌다.
방금 모든 사람이 진우현이 거의 강지연의 몸을 감싸 안듯 뒤에서 끌어안은 장면을 보았다. 이러한 자세는 이미 애매한 수준을 넘어섰고 마치 살을 섞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친밀한 행동처럼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진우현이 시합을 방해한 것이 장서현의 편드는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방금 그 장면을 떠올리자 마음속이 천 개의 가시가 박힌 듯 고통스러웠다.
장서현은 속으로 화를 억누르고 나머지 몇 개의 공을 쳐서 시합을 따냈다.
강지연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게 굳어 있었다. 가슴속에서 치솟는 불길이 온몸을 집어삼킬 듯 타올랐다.
그런데도 옆에서는 남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진 사람은 벌칙을 받아야지. 꾀병 부리지 마.”
“맞아, 지연 씨는 앞으로 나와서 팔굽혀펴기해야지!”
“백 개야, 하나도 빠지면 안 돼.”
“맞아 미녀가 테이블에 올라서 팔굽혀펴기해야지.”
연주형은 참을 수 없어 돌아보며 그 사람들을 꾸짖었다.
“뭘 그렇게 소리 지르는 거야? 괜히 분위기 흐리지 마.”
연주형이 고개를 홱 돌리며 제지했다.
“시끄러워. 괜히 분위기 흐리지 말라고.”
“우리가 틀린 말 했어요? 경기 전에 정한 규칙인데 연주형 씨는 지금 와서 불만인 거예요? 이럴 거면 아예 내기 자체를 뒤엎는 게 낫겠어요.”
장서현이 연주형에게 쏘아붙였다.
연주형은 웃으며 얼버무렸다.
“다들 사석에서 즐겁게 놀자는 거지 뭘 그렇게 진지하게 따지는 거예요? 솔직히 따지고 보면 이 경기 자체가 애초에 공정하지도 않았어요.”
장서현의 얼굴은 매우 차가웠다.
“어디가 불공평하다는 거예요?”
연주형의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유지하며 말했다.
“방금 모두들 보셨듯이 누군가가 고의로 시합을 방해한 것이 명백하잖아요. 그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그는 말하면서 눈으로 진우현을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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