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벗어
강지연의 목소리는 낮고 쉬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울렸다.
진우현은 눈빛이 다시 어두워지고 침을 꿀꺽 삼켰다. 곧이어 강지연의 가는 팔이 그의 목을 감쌌고, 부드럽고 달콤한 입술이 그의 귓가를 스쳤다.
강지연이 응석을 부리며 말했다.
“다음엔 좀 더 부드럽게 대해주면 안 돼요?”
검은색 외제차가 곧장 차량 속으로 합류했고 이내 거침없이 질주하더니 결국 도심 한복판의 번화하면서도 고요한 단독 주택 단지에 멈춰 섰다. 이곳은 북성의 중심에 있는 고가 주택 단지였다.
강지연은 조사해 봐서 알고 있었다. 이곳이 진우현이 가장 자주 머무는 거처라는 것을 말이다.
차에서 내린 후 그녀는 묵묵히 진우현의 뒤를 따라 걸었고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 벽면에 크고 작은 두 사람의 그림작가 생겼다. 강지연은 진우현의 곁에 조용히 서서 마음을 졸였다.
차 안에서 나누었던 마지막 대화가 떠올랐다.
강지연은 진우현의 귓가에 바짝 붙어 속삭였다.
“제 진심을 느낄 수 있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그러자 진우현은 강지연을 조수석으로 밀어 넣고 다시 차 시동을 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을 거야.”
다시 현실로 돌아와, 강지연이 고개를 살짝 들어 옆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침착하기만 했다. 더 이상 반 시간 전 차 안에서 미간을 찌푸리며 욕망을 숨기지 못하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강지연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고개를 숙인 채 손끝으로 진우현의 손등을 살짝 스쳤다.
그러고 나서 그녀의 하얗고 매끄러운 손이 남자의 손가락 마디를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남자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꽉 붙잡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침대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한 거지, 엘리베이터에서 하라는 게 아니야.”
강지연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고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방문이 열리자 삼백 평이 넘는 넓은 오픈형 거실이 드러났다. 심플한 흑백그레이 톤의 인테리어에서 생활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차가운 분위기만 물씬 풍겼다.
강지연은 진우현의 뒤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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