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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그 메시지를 본 순간, 유하준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떨리는 손으로 클릭해보니 첨부된 건 한 장의 햇살 아래에서 성나정이 심플한 흰색 새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고화질 사진이었다. 조금 고개를 들고 있는 그녀를 향해 고백현이 고개를 숙여 베일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그의 옆모습에서는 늘 장난스럽던 태도가 사라지고 오직 그녀만을 바라보는 듯한 다정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쿵!’ 마치 누군가가 정수리를 망치로 내려친 듯 유하준은 뜨거운 피가 머리끝까지 확 치솟는 걸 느꼈다. 귀가 멍해지고 세상의 소리가 단숨에 사라져버렸다. ‘말도 안 돼. 불과 어제만 해도 내 품에 있던 사람이... 오늘은 어떻게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는 거지?’ 성나정이 몇 번이고 떠나겠다고 했을 때, 유하준은 그저 또 한 번 투정을 부리는 거라 생각했었다. 그녀의 울분, 반복되는 이혼 선언을 그저 흔한 싸움의 연장선이라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 더는 기다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성나정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분노가 한순간에 그를 집어삼켰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심장을 움켜쥔 듯 숨이 막혔다. 정신을 차린 유하준은 곧장 병원을 뛰쳐나왔고 오랜 시간 비워두었던 그 집으로 거의 비틀거리듯 차를 몰고 돌아갔다. 하지만 그곳은 썰렁하고 차가웠다. 인적 없는 공간에는 이미 온기가 사라져 있어 성나정의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옷장은 절반이나 비어 있었고 그 자리에 남겨진 건 둘이 신혼여행 때 베이아에서 사 온 유리 장식품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완벽히 이곳을 떠난 것이었다. 그때, 현관 벨이 울렸고 유하준은 마치 마지막 희망이라도 쥐듯 황급히 달려나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 앞에 서 있던 건 택배 기사였고 그가 건넨 건 얇은 서류 봉투 하나뿐이었다. 유하준이 손을 벌벌 떨며 봉투를 열어보았으나 안에는 아무런 편지도, 메모도 없이 차가운 서류 한 장 뿐이었다. 성나정이라는 이름 아래 열흘 전에 찍힌 날짜를 보자 유하준은 그날 무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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