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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유하준은 단번에 테라스에 나란히 서 있는 성나정과 고백현을 발견했다. 시선은 성나정에게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고 마른 목소리로 갈라지듯 외쳤다. “나정아...!” 순간, 따스하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고 부드럽던 성나정의 표정도 이내 가라앉으며 싸늘함만이 남았다. 고백현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자신의 뒤로 물러서게 하며 차가운 눈빛으로 이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유하준은 그 장면을 보자 손끝이 떨릴 정도였다. “나정아... 나랑 집에 가자.” 목소리는 갈라져 마치 애원하듯 떨리고 있었다. “임수아는 죗값을 받았어. 걔 어머니도 모두 법정에서 형을 선고받았고. 나도 이제야 잘못한 거 깨닫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어...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그렇게 금방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마. 단 한 번만, 내가 속죄할 기회를 줘.” 성나정은 묵묵히 그를 바라봤다. 한때 뼛속까지 사랑했고 또 그만큼이나 지독히도 증오했던 남자, 그런 유하준을 바라보는데도 그녀의 마음은 기이할 만큼 고요했다. 더 이상 아무런 감정의 파도가 일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바람 한 줄기처럼 가벼운 목소리였지만 모든 인연을 끊어낼 만큼의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 “유하준, 너무 늦었어. 난 널 너무 오랫동안 미워했어. 너무 오래 미워한 나머지... 널 사랑했던 감정이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이제는 완전히 잊어버렸어.” 이 말에 유하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으며 다가가 고백현의 품에서 그녀를 떼어내려 했다. “나한테 화난 거 알아. 나한테 이렇게 벌주고 싶다는 것도 알아. 다 받아들일게. 나랑 같이 돌아가자, 응? 널 찾으려고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 외국까지 따라갔다가 네가 돌아온단 말 듣고 또 급히 돌아왔어. 너무 지친다고...” 그 뻔뻔한 태도에 고백현의 인내심도 완전히 바닥났다. “내 앞에서 내 아내를 계속 괴롭히는 이유가 뭐야?” 유하준은 마침내 참지 못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경고를 던졌다. “난 이혼에 동의한 적 없어. 그 합의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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