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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유하준은 옆에 서 있다가 임수아가 자신이 원했던 말을 끝내자 고개를 끄덕여 사람들에게 그녀를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성나정, 들었지? 나랑 임수아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 하지만 성나정은 그의 해명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 듯했고 그녀의 시선이 예리하게 임수아의 팔과 목덜미에 남은 선명한 멍과 상처 자국에 꽂혔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하준을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차가움과 낯섦이 서려 있었다. “수아 씨 몸에 있는 저 상처들...” 성나정의 목소리는 낮고 잔잔했지만 그 말 한마디가 얼음송곳처럼 유하준의 가슴을 꿰뚫었다. “...네가 시킨 거지? 내 용서를 얻기 위해, 네가 원하는 말을 끌어내기 위해 검사란 사람이 이런 방식까지 썼다는 거야?” 단박에 몸이 굳으며 유하준은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침묵은 묵인이나 다름없었다. 성나정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때 사랑했고 또 증오했고 거의 평생을 얽혀 지내온 남자, 순간 왠지 모르게 너무나도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유하준은 더 이상 예전처럼 냉소적이면서도 마지막 자존심과 신념을 지키던 그 소년이 아니었다. “...내가 사랑했던 유하준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어. 만약 과거의 내가 지금 이 몰골을 한 널 봤다면... 아마 너와 함께했던 걸 깊이 후회했을 거야. 넌 이미 한 번 실수했어. 이제 남은 삶은 검사로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도소 밖으로 나오자 공기마저 무겁게 짓눌리는 듯했다. 막막한 기분에 사로잡혀 성나정은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이미 이틀이 지나 있었고 그녀는 어떻게든 이 남은 이틀을 버텨내야 했다. 그때였다. 갑작스레 귀를 찢는 듯한 엔진 굉음이 멀리서부터 몰아치더니 선명한 푸른색의 스포츠카 한 대가 미끄러지듯 성나정 앞에 멈춰 섰다. 물방울이 튀고 바퀴 자국이 땅에 남았다. 곧이어는 창문이 내려가고 고백현이 한껏 튀는 선글라스를 낀 채 나타났다.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린 특유의 건방진 미소를 한 채 그가 턱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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