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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신지영은 송찬미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아주머니, 금방 나으실 거야.” 어머니의 병 이야기가 나오자 송찬미는 마음이 무거워져 고개만 끄덕일 뿐 말이 없었다.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자 신지영이 화제를 돌렸다. “오빠는 연애는 안 해요?” 송찬미는 입술을 깨물었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신승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안 해.” “에휴, 그럴 줄 알았어요. 아니 오빠는 몇 년째 솔로에요?” 신지영이 짓궂게 놀렸다. “아빠가 오빠 나이였을 땐 오빠가 심부름도 다녔겠어요. 그죠?” 어둑한 불빛 속에서 송찬미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신지영은 예전처럼 털털하고 농담을 좋아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신승우는 여동생의 엉뚱함에 이미 익숙하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짜 이 잘생긴 얼굴이 아깝다.” 무언가 생각난 듯 신지영이 갑자기 물었다. “설마 아직도 첫사랑 못 잊은 건 아니죠?” 송찬미는 순간 멈칫하며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인 채 신승우의 대답을 기다렸다. 신승우가 몇 년 동안 연애를 하지 않은 이유가 그녀 역시 궁금했다. “어.” 몇 초간 정적이 흐른 뒤, 송찬미는 남자가 아주 작게 대답하는 소리를 들었다. 송찬미는 입술을 깨물었다. 조금 씁쓸하고 또 조금은 부러웠다. 씁쓸한 것은 단 한 번도 꺼내지 못했던 자신의 짝사랑이 생각나서였고 부러운 것은 신승우처럼 냉정하고 무심한 사람을 이토록 오랫동안 붙잡아 둔 여자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신지영과 저녁을 먹고 송찬미는 통금 시간 전에 학교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중간에 차를 갈아타고 임도윤의 차를 이용해 학교 정문까지 왔다. 이 방법은 정말 세심하고 배려 깊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제 차에서 내리면 남들이 카택 부른 줄 알 걸요.” 임도윤이 농담조로 던졌던 말과 꼭 맞았다. 송찬미는 기숙사에 돌아와 신승우에게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승우 오빠, 저 기숙사 도착했어요.] [그래.]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뭐가?] [차 바꿔 탄 거요.] [음. 별거 아냐.] 인정한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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