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주설옥은 송찬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말투는 썩 좋지 않았다.
“네가 송찬미니? 반반하긴 하네. 그러니 우리 영준이가 좋아할 만도 하지.”
송찬미는 주설옥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심영준의 어머니신가요?”
“그래.”
주설옥이 말했다.
“우리 자리를 옮겨서 얘기할까?”
송찬미가 입꼬리를 비틀었다.
“죄송하지만, 전 곧 공항에 가봐야 해서요. 하실 말씀이 있다면 여기서 해주시죠.”
주설옥은 이 어린것이 이렇게까지 면박을 줄 줄은 몰랐는지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럼 본론만 말하지. 너랑 영준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어. 우리는 이미 영준이의 짝 정해놨거든. 허선영만이 우리 심 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자격이 있어. 그러니까 재벌가에 시집올 헛된 꿈은 꾸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주설옥의 눈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너 처음부터 영준이가 가난한 척하는 거 알고 있었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랑 2년 넘게 사귀겠어. 듣자 하니 네가 알바해서 걔를 먹여 살렸다며?”
송찬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주설옥이 말을 이었다.
“네 그깟 잔꾀에 우리 영준이는 속아도 나는 안 속아. 영준이가 너한테 진심인 걸 봐서, 결혼한 뒤에도 너랑 계속 연애 관계를 유지하는 건 허락해줄게.”
송찬미는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사모님도 아드님은 돈 말고는 내세울 게 하나도 없는 남자라고 인정하시는 거네요?”
주설옥의 눈에 분노가 어렸다.
“네가 감히 나한테 그딴 식으로 말해?”
“왜 못해요?”
송찬미가 차가운 얼굴로 비꼬았다.
“어쩐지 심영준 인성이 그 모양이고 가난한 척하면서 여자 감정이나 갖고 노나 했더니, 다 당신 같은 엄마가 있어서였네요. 역시 그 엄마에 그 아들이네요.”
주설옥은 평생을 사모님으로 살아오며 어딜 가나 굽신거리는 대접만 받아왔다.
아첨하는 말만 듣던 그녀가 어린 여자애에게 이런 막말을 듣는 걸 참을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녀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가슴을 부여잡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런 당치도 않은, 너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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