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덕분에 거실은 지금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송찬미는 신승우의 와이프로서 나가서 손님을 접대하는 게 맞지만 비밀 결혼인 데다가 협의 결혼이라 유명무실해서 사모님으로 자처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송찬미는 자신이 그저 신씨 가문의 손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여 신승우와 신지영이 일 층에서 손님들과 얘기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동안 송찬미는 혼자 2층 방에 있었다.
송찬미는 강릉에서 지낼 때 이웃집에 살았던 김정숙에게 설 문안차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찬미야. 새해 복 많이 받아. 은정 언니는 요즘 어떠니?”
“잘 지내고 계세요. 상황도 점점 안정되고 있고요. 요즘 항암치료 받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한 달만 더 지나면 수술할 수 있대요.”
“그래. 수술이 순조롭게 되기를 바란다.”
“네. 아주머니는 요즘 잘 지내세요?”
“잘 지내지.”
김정숙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집 철부지가 드디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지 뭐야. 얼굴이 예쁘고 참한 게 아저씨도 나도 마음에 들어.”
송찬미가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축하드려요.”
“아참.”
김정숙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 화제를 돌렸다.
“며칠 전에 한 남자가 너희 집으로 와서 너를 찾더구나. 다급한 표정으로 어디 갔냐고 묻길래 외지에 치료하러 나갔다고 했어. 부산으로 갔다는 말은 못 했지.”
송찬미는 그 사람이 심영준일 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물었다.
“나이는 몇 살 정도 되어 보였어요? 키는 컸나요?”
김정숙이 대답했다.
“너와 같은 또래로 보이더구나. 키는 엄청 컸어. 180은 넘는 키에 잘 생겼던 것 같은데.”
심영준이 틀림없었다.
“대학교 동기인데 싸웠어요. 제 행적을 알리지 않으셨다니 감사합니다. 다시 찾아와도 상대하실 필요 없어요.”
“그래.”
...
설날 저녁, 신지영은 송찬미와 같은 이불을 덮고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 송찬미의 손을 잡고 입을 삐쭉거리며 중얼거렸다.
“찬미야. 그냥 나 욕해줘. 자존심도 없이 배영수에게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보냈어.”
송찬미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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