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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송찬미는 켕기는 게 있어 신지영의 눈빛을 피했다. “너랑 친하니까 너를 봐서라도 나를 챙기는 거지.” “진짜?” 신지영이 못 믿겠다는 듯 되묻자 송찬미는 화제를 돌렸다. “너 강릉 가서 배영수 봤어?” ... 방으로 들어간 신승우는 불을 켜지 않았다. 달빛을 빌려 담배에 불을 붙인 신승우는 창가에 서서 담배를 크게 한입 빨아들이고 천천히 연기를 내뱉었다. 송찬미가 심영준을 만난 게 짜증 나서 일단 담배로라도 마음을 달래야 할 것 같았다. 심승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CCTV 영상을 열댓 번 더 돌려봤다. 영상에서는 송찬미의 표정을 확인할 수 없었다. ‘심영준을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송찬미가 전에 심영준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심승우는 잘 알고 있었다. 담배를 다 태운 심승우는 침대맡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상자에서 사진을 꺼낸 심승우는 보물이라도 다루듯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이 사진과 함께한 지도 어언 4년이 되었다. 너무 익숙해서 눈을 감아도 머릿속으로 한 획 한 획 얼굴을 그려낼 수 있을 정도였다. 독일에서 유학하는 동안 이 사진은 무료한 생활을 빛내주는 유일한 빛이었고 외로운 밤을 달래주는 유일한 위로였다. 신승우는 고개를 숙이고 달빛을 빌려 사진에 나온 사람을 바라봤다. 어두운 밤이 눈동자에 어린 깊은 사랑마저 가린 것 같았다. 신승우는 송찬미가 심영준과 만난다고 선포하던 그날을 떠올렸다. 금방 날을 새서 학술 논문을 완성하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던진 채 습관처럼 송찬미의 인스타를 확인했다. 신승우는 송찬미의 동향에 관심이 많았다. 그날은 도무지 기억에서 잊히지 않았다. 새벽 3시 42분, 신승우는 송찬미의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에서 꽃다발과 맞잡은 두 손을 봤다. 사진과 함께 올라온 코멘트는 이랬다. [연애는 꽃다발과 함께 시작된다는 너.] 지금까지도 신승우는 그날 받았던 충격이 생생했다. 몸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머리가 하얘지면서 숨만 쉬어도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너무 아팠다. 베를린과 부산은 시차가 8시간이라 한국 시각으로 따지면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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