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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방세린이 운조 힐스에 갇힌 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흘렀다. 안정희가 정성껏 밥을 차려냈지만, 방세린은 숟가락을 몇 번 뜨다 말고 그만 내려놓았다. 매번 죽 몇 숟갈만 넘긴 채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며칠 만에 방세린의 몸은 눈에 띄게 야위었다. 원래도 가냘팠지만, 이제는 손목이 뼈마디만 드러날 만큼 앙상해졌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안정희는 인상을 찌푸렸다. 망설이던 그녀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걸었다. “네? 세린이가 또 식사를 거른다고요?” 안정희가 곧장 고개를 저었다. “아니, 먹긴 하는데요... 너무 적게 먹어서 걱정입니다. 이러다 큰일 나겠어요.” 안정희는 하태원을 설득해 보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차가운 코웃음뿐이었다. “아주머니, 세린이한테 그대로 전해요. 안 먹으면 내가 직접 가서 먹여줄 거라고.” 협박 같은 말을 끝으로 하태원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안정희는 차마 그 말을 그대로 전할 수 없었다. 겉보기에는 연약해 보여도 방세린은 하태원 못지않게 고집스러웠다. 그가 그런 소리를 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방세린은 더더욱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을 것 같았다. 안정희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참... 애잔하기도 하지.’ 한편, 방세린은 점심을 조금 들고 난 뒤 잠시 눈을 붙이려 누웠지만 끝내 잠들지 못했다. 지금은 대학교 4학년. 원래도 학교에 자주 가지 않았으니 룸메이트들은 물론이고 할머니도 단지 졸업 준비로 바쁜 줄로만 알고 있을 터였다. ‘아무도 내가 여기 갇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겠지. 눈치챈다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누가 감히 나를 위해 천하 그룹과 맞서겠어...’ 그때 아래층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하태원이 돌아온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지만, 잠시 후 계단을 타고 누군가 위층으로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하태원이 아니란 것을 확신했다. 곧 안정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세린의 허락을 받고 문을 열고 들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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