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거실로 들어서자, 방세린은 집안 분위기가 어딘가 어수선하다는 걸 확실하게 느꼈다.
바닥에는 도자기 파편이 흩어져 있었고 한가운데 놓인 가죽 소파마저 제자리를 벗어난 채 비뚤어져 있었다. 아마 값비싼 화병이 넘어져 산산이 부서진 모양이었다.
집사 김혁수가 조용히 다가와 알렸다.
“회장님, 사모님... 아가씨를 모셔 왔습니다.”
그제야 방세린은 소파 맞은편에 앉아 있는 송 회장 부부를 발견했다.
중년의 남자로 보이는 송진국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미간에 주름을 깊게 새기며 냉엄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의 아내 조여진은 고개를 떨군 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발소리를 듣고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방세린을 보는 순간, 굳었던 얼굴이 미묘하게 누그러졌다.
조여진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방세린에게 다가왔다. 가까이 다가올수록 감격이 북받쳐 손끝까지 떨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네가... 세린이구나. 가까이 와서 좀 보자.”
방세린은 양부모를 잃은 뒤로 따스한 가족의 온기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눈앞의 여인이 건네는 애틋한 눈빛이 가슴 깊숙이 스며들자,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조여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소파에 앉혔다. 부부는 방세린에게 어떻게 살아왔는지 차분히 물었다.
방세린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나저나 두 분은... 저를 어떻게 찾으신 거예요?”
조여진은 명품 가방을 열어 작은 상자를 꺼냈다.
뚜껑을 열자, 오래된 목걸이가 드러났다. 방세린이 한때 생활비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전당포에 맡겼던 바로 그 목걸이였다.
“네가 태어나기 전, 우리가 직접 준비한 첫 선물이야. 네 탄생을 기념하려고 맞춘 거였지. 그런데 그걸...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구나.”
방세린은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가슴속에 복잡한 감정들이 뒤엉켜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네. 하태원은 돈으로 나를 옭아매려 했지만, 그 덕분에 나는 진짜 가족을 찾게 된 거니까.’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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