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위준우가 초조하게 현관 앞 복도에서 서성이던 중, 드디어 문이 열렸다.
하태원이 여유로운 얼굴로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위준우를 흘끗 한 번 볼 뿐, 눈길조차 주지 않고 그대로 스쳐 지나갔다.
위준우는 그의 뒷모습을 잠시 노려보다가 곧장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세린아, 괜찮아?”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위준우를 보자 방세린은 순간 놀랐다. 자신이 걱정돼 남아 있었을 거로 생각하니, 마음 한쪽이 따뜻해졌다.
“괜찮아요, 선배.”
그제야 긴장이 풀린 위준우가 물었다.
“하태원이 뭐라고 했어?”
방세린은 조금 전 하태원의 말을 떠올리자 허무한 웃음만 흘렀다.
‘명분을 준다고? 또 거짓말이겠지. 지난번 파혼 얘기처럼.’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위준우는 더 묻지 않았다. 다만 일찍 쉬라고 당부하고 방을 나섰다.
그는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오르려는 순간 맞은편에 세워진 검은색 마이바흐의 전조등이 번쩍 켜졌다.
고개를 든 위준우는 차 앞에 기대어 선 하태원을 발견했다. 그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위준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준우는 차 문손잡이를 잡은 채 시선을 고정했다. 두 사람은 말없이 눈빛을 주고받았다. 잠시의 침묵 끝에 하태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의사 선생님이라는 분이 ‘남녀유별’도 모르나 봅니다? 여자 기숙사를 드나드는 건 좀 지나친 거 아닌가요?”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하태원 대표님이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하태원이 비웃듯 짧게 웃었다. 그 표정만으로도 이미 ‘가짜 연인’임을 간파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위준우의 얼굴빛이 단단히 굳어졌다.
“세린이는 내 사람입니다. 다음에 신국에 오면, 제가 직접 화국으로 데리고 갈 겁니다.”
“데리고 간다고요?”
위준우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그러니 내 사람한테서 멀리 떨어지시죠.”
위준우가 날카롭게 되물었다.
“세린이를 데려가겠다고 말하기 전에, 세린이 의견은 물어보셨습니까?”
하태원은 태연하게 미소 지었다.
“세린이는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그의 확신은 굳건했다. 과거 방세린이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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