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응, 입맛이 별로 없어.”
위준우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눈빛 속에 알 수 없는 걱정이 스치자 방세린은 순간 멍해졌다. 그녀가 그 의미를 곱씹기도 전에 위준우의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인턴 생활은 좀 익숙해졌어?”
일 이야기가 나오자 방세린의 눈빛이 환해졌다. 그녀는 자신이 들고 온 도시락을 내보이며 웃었다.
“선배, 이것 좀 보세요. 제가 맡은 환자 가족분이 주신 거예요.”
그녀가 처음으로 담당했던 환자였다. 값비싼 선물은 거절했지만, 정성껏 싸 준 도시락만은 받아두었다. 특별할 건 없는 반찬이었지만, 방세린에게는 그 어떤 만찬보다 값진 식사였다. 자신의 노고를 인정받았다는 증거였으니까.
방세린은 신이 나서 환자들의 일화, 힘들었던 순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겨냈는지까지 잇달아 풀어냈다.
한참을 떠들다 고개를 들었을 때 위준우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조금 전까지 드리워 있던 그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위준우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그윽하게 바라보자 방세린은 민망한 듯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선배, 너무 유치하게 들리죠? 선배는 워낙 잘하시니까 인턴 때도 저처럼 허둥댄 적 없으셨을 거잖아요.”
위준우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지만, 방세린은 침묵을 지켰다.
그가 부정한 것이 방금 자신의 ‘유치함’인지, 아니면 ‘자신과는 다를 거라는 생각’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조심스레 말을 삼켰다.
“세린아, 계속해 봐. 재밌었는데.”
“정말요?”
위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더 들려줘.”
그의 진지한 표정에 안심한 방세린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위준우는 신이 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세린의 기숙사에 다녀온 그날 밤부터 가슴을 짓누르던 불쾌한 감정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지금의 방세린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의사로서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순간, 그녀는 누구보다 빛나고 있었다.
위준우는 그녀가 의사라는 직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처음 방세린에게 관심이 생겼던 것도 바로 그녀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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