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하태원은 귀국하자마자 곧장 일에 몰두했다.
몇 달 전부터 눈여겨보던 신생 바이오테크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초기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커 천하 그룹 단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잠시 보류해 둔 상태였다.
그러던 중 송주아와 약혼한 뒤, 그는 프로젝트 제안서를 송진국에게 내밀었다.
의료기기 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송산 그룹은 관련 경험이 풍부했기에 실행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곧 두 회사가 손을 잡고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했다.
하태원은 이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일밖에 몰두하지 않다 보니 어느새 송주아의 생일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송주아는 일주일 전 이미 식당 위치까지 적어 메시지를 보내뒀지만, 하태원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번 주말이라고?”
주말에는 이미 여러 회의가 잡혀 있었고 그중에는 해외 지사와의 중요한 화상 회의도 있었다.
하태원의 반응만 보아도 그가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챈 송주아는 입술을 내밀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주말에 생일 파티할 거라고 문자 했었잖아. 오빠, 설마 잊은 건 아니지?”
‘어쩌지, 정말로 잊고 있었네.’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하태원은 내색하지 않았다.
“당연하지.”
그 말에 송주아의 표정은 금세 풀렸다.
“오빠, 생일 선물은 뭘 준비했어?”
하태원은 컴퓨터 화면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비밀이야.”
투박한 대답이었지만, 마치 큰 이벤트를 준비한 것처럼 들렸다. 송주아는 그 말에 마음이 들떠 더는 방해하지 않고 사무실을 나갔다.
하태원은 곧바로 전화를 걸어 비서에게 지시했다.
얼마 전 이연수를 위해 미리 낙찰받아 두었던 에메랄드 목걸이를 송주아의 생일 선물로 대신 내주라는 것이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건 뻔하지. 꽃 아니면 반짝이는 액세서리.’
그는 그런 일에 따로 시간을 쓰며 고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
송주아는 이번 생일을 성대하게 치를 생각이 없었다. 그저 양가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자리로만 준비했다.
물론 그녀에게는 따로 속내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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