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샤워를 마치고 나온 방세린은 시계를 흘끗 봤다. 벽 위 시침은 벌써 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방세린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젖은 머리 그대로 전문 서적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방세린이 책장을 넘기자 글자들이 마치 사방으로 흩어져 버린 것처럼 머릿속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송주아가 전화에서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이 시간쯤이면 그 둘은 아마 세상의 모든 다정한 약혼자들처럼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잠들었을 것이다.
방세린은 욱신거리는 미간을 꾹 누르다가 책을 덮고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구석에 놓인 블록 세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건 지난번 생일 파티 때 방세린이 직접 고른 선물이었는데 이 선물을 준비한 건 위준우였다.
이렇게 큰 블록 세트를 완성하려면 꽤 공을 들여야 하는데 방세린이 병원과 학교를 오가느라 손댈 시간이 전혀 없어 여태껏 방치돼 있었다.
“마침 시간도 남았는데 이걸로 때우자.”
그렇게 생각하며 방세린은 포장을 뜯었는데 안에 빽빽하게 들어찬 부품들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다.
방세린은 피식 웃었다.
드디어 위준우의 비상식적인 인내심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때, 휴대폰에서 알림 소리가 나자 방세린은 화면을 확인했다.
위준우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자고 있어?]
이 시간에 위준우가 메시지를 보내니 의아하기만 한 방세린은 잠시 고민하다가 블록 사진을 찍어 보냈다.
[아직이에요. 준우 선배가 준 블록을 조립 중인데 너무 어려워요...]
그러자 뜻밖에도 위준우가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방세린은 허리를 곧게 세워 자세를 바로잡은 후 통화 버튼을 눌렀다.
화면 속 위준우는 막 샤워를 끝낸 듯, 몸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가운이 살짝 벌어져 탄탄한 가슴이 드러나 있었다.
배경으로 보니 위준우가 있는 곳은 서재 같았는데 블랙, 화이트와 그레이 톤의 깔끔한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방세린은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카메라 뒤집어. 내가 조립법을 알려줄게.”
“아, 네.”
방세린은 허둥지둥 카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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