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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대체품, 또다시 그 말이었다. 나도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유라를 바라봤다. 촛불이 그녀의 얼굴 위에서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화사하고도 눈부신 그 얼굴은 한때 그의 청춘 전부였고 손에 넣지 못해 집착했으며 포기하지 못한 채 무려 6년 동안 밤마다 꿈속에서 되뇌던 미련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지금, 바로 그의 눈앞에 있었다. 울며 매달리며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고 있었고 그가 예전에는 가장 듣고 싶어 했던 말들을 하나하나 꺼내 놓고 있었다. 원래라면 그는 기뻐해야 했다. 미칠 듯이 기뻐하며 가슴이 터질 듯 설레어 그녀를 끌어안고 이 6년 동안 단 하루도 널 잊은 적 없다고 말했어야 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마음속에는 황량한 냉기만 가득했고 이 얼굴을 보고 이 말을 듣고 있으면서도 지독한 피로감과 함께 설명할 수 없는 짜증까지 스며들고 있었다. 그는 6년을 기다려 왔다. 자신이 기다린 것이 바로 이 순간 아니었나, 그런 의문이 오히려 더 깊은 공허로 남았다. 한유라는 여전히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끊어진 구슬처럼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그 모습은 충분히 애처로워 보였다. 나도윤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 시선이 계속되자 그녀의 흐느낌은 점점 잦아들었고 이내 불안한 훌쩍임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그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천천히 손을 들어 다소 굳은 움직임으로 마치 감정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기계적으로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래.” 짧은 한마디였다. 목소리는 메말라 있었고 그 안에는 어떤 감정의 파동도 실려 있지 않았다. 마치 오래 미뤄 두었던 일을 마지못해 정리해 버리는 사람처럼 담담했다. 한유라는 울음을 멈추고 환하게 웃으며 다시 그에게 안기려 했지만 그는 조용히 한 걸음 물러서며 부드럽게 거리를 두었다. “늦었어. 쉬어.” 그는 등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촛불 아래에서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몸에 상처도 있고 화재 현장에서 막 나왔어. 당분간은 안정이 필요해.” 더할 나위 없이 그럴듯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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