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나 대표님?”
비서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한 옥타브 높아졌다. 그의 목소리에 스민 광기와 절박함이 그녀를 당황하게 만든 탓이었다.
“내일 오전에는 해외 투자자와의 화상 회의가 있고 오후엔 이사회 분기 보고가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전부 미뤄!”
나도윤의 목소리가 낮고 거칠게 터졌다. 이마 관자놀이에는 푸르스름한 핏줄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모든 일정 전부 연기해. 회사 일은 부사장에게 넘겨.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나 찾지 마. 나는 지금 당장 뉴욕으로 갈 거야!”
전화를 끊는 그의 손끝이 떨렸다. 곧바로 몸이 무너져 내리듯 의자에 기대며 그는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뉴욕.
‘그녀를 찾아야 해.’
‘그녀에게 말해야 한다. 내가 잘못했다고. 내가... 사랑한다고. 그리고 돌아와 달라고.’
그 생각 하나만이 지금 그의 머릿속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전세기를 띄우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고 가장 빠른 선택지는 네 시간 뒤 출발하는 뉴욕행 비즈니스석 항공편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마저도 기다릴 수 없었다. 여권과 지갑만 움켜쥔 채 곧장 차에 올라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대기실에 도착해서도 그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손에 쥔 휴대폰은 이미 수십 번이나 화면이 켜졌다가 꺼졌고 그럴 때마다 같은 사실이 또렷이 되새겨졌다. 이소은이 이미 자신을 모든 연락처에서 차단했다는 것, 그 사실을 그는 아득할 만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집요하게 거의 병적으로 그녀의 프로필 사진을 열어 보았다. 화면 옆에 떠 있는 빨간 느낌표를 바라보는 동안, 목은 점점 바싹 말라 갔다. 의미를 모를 리 없으면서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는 다시 그녀의 블로그를 열었다. 마치 자학하듯, 고통을 스스로 끌어안듯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더 천천히 더 깊게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 내려갔다.
고3.
그가 농구대회에서 우승했던 날이었다. 그녀는 관중석 어딘가에서 엉성하게 찍은 그의 사진을 올려 두었다. 빛의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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