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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블로그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한 장의 사진이 배경처럼 놓여 있었다. 무대 위, 추적 조명을 받으며 옆모습으로 서 있는 이소은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 있었고 입꼬리에는 아주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빛과 그림자는 그녀의 얼굴선을 따라 조용히 흐르듯 스며들었고 그 순간의 그녀는 마치 무대 위 한 줄기 빛 속에서 진짜로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보였다. 사진 아래에는 짧은 문장이 하나 적혀 있었다. [나는 나의 빛을 찾았다. 무대 위에서, 그리고 내 마음 안에서.] 나도윤은 그 화면 속 낯설고도 익숙한 이소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더 이상 그의 기억 속에서 눈치를 보며 늘 자신을 배려하느라 뒤에 서 있던 ‘그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제 스스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빛을 잃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는 스스로 그 빛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너무도 무심하게 그리고 잔인할 만큼 쉽게 그녀를 놓아버린 결과였다. 그 순간,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던 공간을 가르며 벨 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화면 위에 떠오른 이름은 한유라였다. 나도윤은 그 이름을 한동안 멍하니 내려다봤다. 한때는 그렇게도 원했고 붙잡고 싶어 했던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온몸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설명하기 어려운 혐오감마저 서서히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아무 표정도 없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도윤 씨...” 한유라의 목소리는 울다 지쳐 쉰 듯했고 의도적으로 가늘고 부드럽게 깔려 있었다. “우리... 그만 홰해해, 응? 나 도윤 씨 너무 보고 싶었어. 며칠 동안 생각을 많이 했어. 내가 너무 제멋대로였지. 내가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됐어...” 그녀는 잠깐 숨을 고른 뒤, 다시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우리 그냥 예전처럼 돌아가자. 그 여자는 그냥 우리 사이에 끼어든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다시 시작하자, 응?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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