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그는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마치 광기에 휩싸인 사람처럼 옷방으로 내달렸다. 손에 잡히는 대로 서랍을 열어젖히고 상자를 끌어내 뒤집어엎었지만 무엇을 찾고 있는지조차 스스로 알지 못했다. 다만 무언가를 지금 당장 붙잡아야만 할 것 같았다.
그녀가 분명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증거, 그 6년이 전부 허상이 아니었고 단지 그의 망상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어떻게든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 마침내 옷장 가장 깊은 구석, 먼지가 수북이 내려앉은 오래된 종이 상자 하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상자는 덮개조차 씌워져 있지 않았고 마치 주인이 급히 떠나며 그대로 잊고 간 것처럼, 아니면 더 이상 가져갈 이유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처럼 방치돼 있었다.
그 안에는 그녀가 ‘끊어내고 버리려 했던’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물건들은 하나같이 전부 ‘그’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낡은 곰 인형.
어느 해 발렌타인데이, 그는 마트에서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었다. 이유도 단순했다. 한유라가 예전에 SNS에 올린 적 있던 인형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저 습관처럼 사서 무심히 건넸던 그 인형을 이소은은 두 팔로 꼭 끌어안고 한참이나 소중히 품에 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두툼하게 묶인 각종 티켓들이 한 뭉치로 쌓여 있었다. 영화표와 전시회 입장권, 항공 탑승권까지 모두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말 그대로의 ‘커플 티켓’들이었다. 처음으로 함께 본 영화부터 마지막으로 떠났던 짧은 여행까지, 모든 기억이 날짜 순서대로 놀랄 만큼 정갈하게 정리돼 있었다.
시간이 흘러 가장자리는 닳아 있었고 글씨 역시 희미해져 있었지만 그녀는 단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그 6년 동안 그와 함께했던 모든 소소한 날들, 그는 대부분을 이미 잊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 모든 순간을 가슴에 새긴 채 조용히 간직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 하나하나가 이제야 깨달은 그의 가슴에 무딘 칼처럼 박혀 들어왔다.
결국 그는 맥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차가운 옷장에 등을 기댄 채, 손에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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