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파티가 끝나고 돌아온 도유환은 옆에 다가가기 무서울 정도로 섬뜩한 기운을 내뿜었다.
눈치 빠른 정해은은 심상치 않은 상황에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그녀는 안부를 물으며 도유환의 짜증과 분노를 잠재우려고 했다.
그날 밤, 정해은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도유환의 방으로 향했다. 도유환은 창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그 뒷모습이 외로우면서도 쓸쓸해 보였다. 정해은은 그에게로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환 씨, 요즘 많이 힘들어요? 내가 두피 마사지라도 해줄까요?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죠? 그때 나는 나무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고양이를 구하려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질 뻔했는데 그때 유환 씨가 날 받아줬잖아요. 그리고 그 뒤로 우리는 만나기 시작했고 내가 가끔 마사지도 해줬었죠. 유환 씨는 그때 내가 마사지해 주는 거 좋다고 했었는데...”
정해은은 둘의 낭만적인 첫 만남을 언급하며 도유환이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도록 했다.
그러나 도유환은 그녀의 말을 듣고 미간을 더욱 심하게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그의 머릿속에 아주 오래전, 정씨 가문의 한 나이 든 가사도우미가 작은 목소리로 동료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해은 아가씨가 어렸을 때... 작은 동물들을 안 좋아하셨던 것 같아. 심지어 몰래 이웃이 키우던 고양이도 죽인 적이 있었어...”
그리고 정하루는 당시 그들의 첫 만남 이야기를 듣고서 코웃음을 쳤었다.
예전에는 그 일에 크게 신경 써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정하루가 악의를 품고 정해은을 괴롭히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이 순간 그의 마음속에서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는 티 나지 않게 정해은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덤덤히 말했다.
“괜찮아. 나 잠깐 좀 혼자 있을게.”
정해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감히 뭐라 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운명은 가끔 갑작스럽게 틀어지기도 한다.
며칠 뒤, 도유환의 유능한 비서는 국내로 전달된 오래된 서류들 속에서 몇 년 전 누군가에 의해 숨겨진 조사 보고서 복사본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정하루 엄마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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