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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정하루는 도유환의 출현에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심지어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가볍게 술잔을 흔들며 평온한 어조로 거리를 두듯 예의를 차리며 대답했다. “도 대표님, 오랜만이네요. 제가 배인호 씨랑 무슨 사이든 도 대표님께 보고할 의무는 없죠.” 도 대표님이라는 호칭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도유환의 심장을 찔렀다. 정하루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의 몸 주변의 서늘한 한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도유환은 약간의 초조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퉁명스레 말했다. “정하루, 3년 동안 해외에서 살더니 이젠 안목이랑 판단력도 상실했어? 배인호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배인호는 여자가 끊긴 적이 없는 문제아야. 그만큼 가벼운 남자라고. 그런 사람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데?” 정하루가 드디어 몸을 돌렸다. 달빛 아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 속에는 분노도, 속상함도 없었다. 그 속에는 오직 연민에 가까운 경멸만이 담겨 있었다. 정하루가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또박또박 말했다. “도 대표님, 그런 말씀 하시기 전에... 우선 본인 행실부터 되짚어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정하루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힘이 들어간 그의 턱을 힐끗 바라보더니 아주 가벼운 어조로 무거운 말을 했다. “인호 씨가 문제아라고 하셨죠? 마침 저도 송난시에서 한때 문제아로 유명했었거든요. 그러고 보면 저랑 인호 씨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적어도...” 정하루가 날 선 눈빛으로 도유환을 노려보았다. “인호 씨는 단 한 번도 저를 향한 호감을 부인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제가 어떤 선택을 내리든 항상 제 의사를 존중해줬죠.” 정하루는 모든 걸 꿰뚫을 듯한 싸늘한 시선으로 도유환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 한번 시도해 보자는 마음으로 남의 인생을 3년 동안 낭비한 누구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어요? 도 대표님은 전자랑 후자 중에 더 쓰레기인 사람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세요?” 그 말은 도유환의 마음을 사정없이 난도질했다. 그는 순간 안색이 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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