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한 도유환은 소파 위로 쓰러졌다.
창밖의 화려한 밤경치와 반짝이는 네온사인도 그의 한없이 어두워진 눈동자를 밝히지는 못했다.
도유환은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 공항에서 보았던 장면이 계속해 반복되었다.
정하루는 선글라스 너머로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행인을 쳐다보듯 평온한 눈빛으로 도유환을 힐끗 보았다.
정하루와 배인호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던 모습은 도유환을 언짢게 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도발하듯 눈썹을 치켜올리듯 배인호의 반응까지...
그 모든 것들이 마치 독을 품은 가시처럼 도유환의 신경을 끊임없이 자극하여 견디기 힘든 괴로움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그렇다. 도유환은 두려움을 느꼈다.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성을 잃을 듯한 두려움, 그것은 밀물처럼 밀려와 소리 없이 도유환을 집어삼켰다.
도유환은 정하루가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걸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정하루의 곁에 다른 남자가, 그것도 그녀와 아주 잘 맞는 듯한, 어쩌면 이미 정하루의 마음을 훔쳐 갔을지도 모르는 남자가 서 있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낯선 감정들 때문에 도유환은 짜증이 치밀어 올랐고 스스로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도유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술 진열장 앞으로 걸어가더니 술 한 병을 따서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술을 마시자 기도가 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조차 마음속의 불길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도유환은 휴대폰을 꺼내 곧장 비서에게 연락했다. 밤새 자지 못한 데다가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도유환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거칠고 차가웠다.
“지금 당장 정하루가 어디서 묵는지, 앞으로 일주일 동안 뭘 할지 알아내. 그리고 배인호 그 사람 지난 3년 동안 뭘 했는지, 정하루랑 무슨 사이인지 알아내. 아주 상세하게 보고해야 할 거야. 최대한 빨리!”
명령을 내린 뒤에는 마치 철창에 갇힌 짐승처럼 방 안을 오가며 소식을 기다렸다.
1분 1초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몇 시간 뒤, 비서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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