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중도 포기는 용납 못 해
신지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방문을 닫은 후 문에 등을 기댔다.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만약 그녀가 누군가 몸에 닿는 것을 거부하지만 않았더라면 약을 바른다는 핑계로 강인호에게 치대면서 감정을 키울 수도 있었을 텐데.
다음 날, 희미한 아침 햇살이 비쳤다.
신지은은 심플하고 단정한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방에서 나왔다.
길고 검은 생머리는 흐트러짐 없이 뒤로 묶어 올렸다.
그녀는 슬리퍼를 신은 채 깡충거리며 거실로 걸어갔다. 그러자 식탁에 앉아 있는 검은색 맞춤 정장 차림의 강인호를 발견했다.
“인호 오빠, 나 이 옷 입고 회사 가는 거 어때?”
신지은은 신이 나서 강인호 앞으로 다가가 자랑하듯 한 바퀴 돌았다.
강인호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 순간 칭찬을 갈구하는 신지은의 반짝이는 눈과 마주쳤다.
그는 신지은의 옷차림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검은색 여성용 정장은 몸에 딱 붙는 재단으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완벽하게 드러냈다.
특히 저 검은색과 대비되어 유난히 희고 눈길을 끄는 길게 뻗은 다리가 돋보였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하자 강인호의 표정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치마는 일하기가 불편해. 가서 바지로 갈아입어.”
“아.”
신지은은 별생각 없이 하고 대답하고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가 다른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꽁꽁 싸맨 신지은의 모습을 보고 강인호의 눈에 만족감이 스쳤다. 하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그녀를 불러 아침을 먹고 회사로 출발했다.
해강 그룹 본사는 A시 번화가의 노른자위 땅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건물은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마침 출근 시간대라 깔끔한 정장 차림의 많은 직원이 사방에서 건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건물 입구에 천천히 멈춰 섰다.
곧이어 소백현이 조수석에서 내려 공손하게 뒷좌석으로 다가가 차 문을 열었다.
강인호는 차에서 내렸지만 바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