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굿나잇 키스
남자의 물음에 신지은은 손가락을 꼽아 가며 얌전히 대답했다.
“오후에 드라마 두 시간 정도 보고, 낮잠 잠깐 잤다가, 주방 가서 저녁 준비하는 거 도왔어.”
“인호 오빠, 오늘 저녁 메뉴 중에 내가 만든 게 하나 있는데, 나중에 어떤 건지 맞혀봐.”
앳된 소녀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공기 중에 울렸다.
그에 화답하는 남자의 다정한 웃음소리가 더해지자 이 화려하기만 하던 저택은 비로소 집처럼 따뜻한 온기를 띠기 시작했다.
옷을 갈아입은 강인호는 신지은을 따라 식탁 앞에 앉았다.
“인호 오빠, 위 안 좋잖아. 이거 내가 주방장님한테 특별히 부탁해서 만든 위 따뜻하게 해주는 국이야. 밥 먹기 전에 한 그릇 마셔. 위에 좋아.”
신지은은 국을 한 그릇 떠서 강인호의 손이 닿는 곳에 놓아주었다.
그녀의 눈매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강인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손 옆의 국그릇이 아니라 신지은의 손가락 끝에 난 상처였다.
길게 베인 상처는 아니었지만 새하얀 피부 위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강인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가는 손목을 붙잡았다. 차가운 듯하면서도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왜 이래?”
어젯밤 약을 발라줄 때만 해도 분명 이곳에는 상처가 없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강인호의 목소리를 듣자 신지은의 마음은 꿀물이라도 마신 듯 달콤해졌다.
“인호 오빠, 나 괜찮아. 그냥 채소 썰다가 실수로 살짝 베인 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빼내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리고 눈을 반짝이며 강인호를 바라보며 재촉했다.
“인호 오빠, 일단 국부터 얼른 맛봐. 어때?”
강인호는 그녀를 깊은 눈으로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이내 고개를 숙여 국그릇을 들고 한 모금 맛보았다. 역시나 주방장이 만든 것이 아니었다.
“인호 오빠, 어때? 먹을 만해?”
신지은은 강인호가 국을 마시자마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
강인호는 대답하는 대신 국을 남김없이 비웠다.
그는 국그릇을 내려놓고 식탁 위의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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