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앞으로 내 일에 신경 꺼
강인호의 격려 덕분인지 신지은은 더욱 열심히 자료를 보기 시작했다.
시간은 모래알처럼 빠르게 흘러서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강인호는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정리한 뒤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신지은을 바라봤고, 진지하게 서류를 읽고 있는 그녀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본 순간 잠시 넋이 나갔다.
이렇게 얌전한 신지은을 본 게 도대체 얼마 만이던가.
언제부터였을까? 둘이 마주 앉으면 말다툼만 하게 된 게.
아마 손아영이 나타난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 생각에, 강인호는 눈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긴 손가락이 서류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건 그가 깊이 생각에 잠길 때마다 나오는 버릇이었다.
원래는 신지은이 손아영을 싫어하는 지금, 손아영을 처리하려 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예전에도 신지은은 손아영이나 민유한과 다툰 적이 있으니까.
그때 강인호는 손아영과 민유한이 신지은을 계속 속이지 못하게 곁에서 치워버리려 했으나 결국 신지은한테 들켜서 싸우게 되어버렸다.
“강인호, 넌 그냥 내 예전 이웃일 뿐이야. 왜 내 일에 끼어들어?”
“강인호, 앞으로 내 일에 신경 꺼!”
“강인호...”
그때 그녀가 던진 악의 섞인 말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메아리쳐서 강인호는 마음이 찢어질 것처럼 아프고 답답해 숨이 가빠졌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그는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고개를 들어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신지은을 바라봤다.
그 순간, 신지은이 마치 그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들었고, 그의 의미심장한 눈빛과 마주친 순간 그대로 얼어붙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빠,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벌써 점심시간이네. 뭐 먹고 싶어?”
강인호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말투가 오전보다 훨씬 차갑고 거리감이 느껴졌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신지은은 벌써 점심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며 감탄했다.
“시간이 진짜 빨리 가네. 아직 몇 개 못 봤는데 벌써 반나절이 지나다니.”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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