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다른 사람 좋아하면 안 돼?

강인호는 결국 신지은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그녀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서 아무 말 없이 몰래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백현은 속으로 신지은이 제발 강인호를 실망시킬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번에도 실망하게 한다면 내가 나쁜 놈이 되더라도 신지은을 대표님 옆에서 떼어놓겠어.’ 그가 생각했다. 한편,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온 신지은은 바닥에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는 도자기 파편과 흙을 보며 놀랐다. 이때 민유한의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신지은 남자 친구야! 감히 나한테 손대면 지은이더러 너희 전부 해고하라고 할 거야!” “여긴 온정 그룹이 아니라 해강 그룹입니다. 당신은 저희를 해고할 자격이 없어요.” 직원 하나가 못 참겠다는 듯 차갑게 맞받았다. 이에 민유한은 비웃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해강 그룹이면 뭐? 다들 너희 대표가 우리 지은이 말이라면 뭐든 듣는 거 알잖아? 너희 해고하는 것도 한마디면 충분해.” 그 말에 현장에 있는 해강 그룹의 직원들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뭐라도 말해보려고 할 때,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유한, 그 입 닥쳐.” 신지은이 차가운 얼굴로 인파 사이를 뚫고 걸어 나왔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엔 분노가 어려있었다. ‘이 쓰레기 새끼가 감히 인호 오빠를 모욕해?’ 그녀가 속으로 생각했다. 반면, 민유한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지은아, 드디어 나 보러 와줬구나.” 그가 말하며 다가가려는 순간, 신지은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오지 마.” “지은아...” 민유한은 상처받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신지은은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 “우린 이미 끝났으니까, 앞으로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지 마. 이제부턴 신지은 씨나 신 대표님이라고 불러.” 말을 마친 그녀는 민유한의 표정이 얼마나 썩어있는지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돌려 해강 그룹 직원들에게 말했다. “이쪽 정리 좀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손해 금액은 계산해서 재무부를 통해 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