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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백승우는 생각할수록 조바심이 났다. 그녀가 일시적인 충동으로 나가서 호텔에 머물다가 부족한 것이라도 있을까 봐, 일상에 빈틈이 생기거나 기분 전환으로 여행 가서 쓸 돈이 없을까 봐 그네 옆에 앉아 자신의 은행 계좌로 그녀에게 돈을 송금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돈을 이체했는지조차 보지 못한 채 수없이 많은 0만 눌렀다. 그녀가 밖에서 어려움을 겪을까 봐 걱정하면서 진작 그의 도움 따위 필요 없어졌다는 건 몰랐다. 이내 은행 직원이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조금 전 계좌 이체가 전부 실패했습니다.” 무너지기 직전인 백승우는 더 이상 평소처럼 이성적이지 못하고 곧장 물었다. “금액 한도나 횟수에 문제가 생겼나요? 본인이 한 게 맞아요. 인증이 필요하면 즉시 인증 코드와 사인 제공할게요. 아내에게 돈을 보내야 해요.” 안유정에게 마지막으로 직접 돈을 송금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부와 지위를 누리기 시작하고 많은 것들을 뒤로 미뤄버린 것 같다. 결혼기념일엔 업체를 찾아 꾸미고 선물은 비서가 사주고 함께 사는 생활비까지 자동으로 결제되었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사소한 일 같아도 그게 쌓이면 무겁게 짓누르기 충분했다. 백승우는 뒤늦게 자신이 본의 아니게 그녀와 멀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그녀에게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강해졌다. 하지만 은행 직원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백승우 씨 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체하신 계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요?” “어제 은행 카드가 해지되었습니다.” “어제요?” 백승우는 되묻는 말에 직원이 대답하는 걸 미처 듣지도 않고 통화를 끊어버린 뒤 지친 듯 얼굴을 감싸며 흐느낌을 내뱉었다. 지난 며칠 동안 안유정에게 한 번이라도 전화를 걸었다면 뭔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이젠 너무 늦었다.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지만 백승우는 더 이상 일에는 관심이 없고 안유정의 SNS에서 단서를 찾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아무도 몰래 인터넷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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