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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아침 식사 후 두 사람은 함께 회사로 출근했다. 하지만 안유정은 조수석에 앉는 게 거부감이 들어 고집스럽게 뒷좌석에 앉았다. “멀미 날 땐 뒷좌석이 더 편해. 바람도 쐬고.” 백승우도 더 강요하지 않았다. “그래, 그럼. 최대한 천천히 운전할게.” 회사 입구에 도착하자 백승우는 잔달음으로 달려와 안유정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안유정이 차에서 내렸을 땐 또다시 출근 시간대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몇몇 임원들은 다짜고짜 다가와 아부 섞인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사모님, 오셨어요? 백 대표님이 밀크티 좋아하신다고 매일 말씀하시던데 제가 지금 바로 사 올게요.” 다른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간식은 제가 살게요. 사모님 컵케이크 좋아하시잖아요.” 백승우는 웃으며 그들을 나무랐다. “그만 먹여. 유정이 지금 살쪄서 결혼반지도 못 껴.” “대표님, 그건 아니죠. 사모님께서 이렇게 말랐는데 결혼반지를 못 낀다는 건 분명 그 반지 문제에요. 반지가 쪼그라들었겠죠!” “이런, 아부도 적당히 해야지. 이건 너무 노골적이잖아. 은이 어떻게 쪼그라들어?”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대표님께서 이렇게 사모님을 사랑하시니 사모님이 기쁘면 대표님도 당연히 기쁘고 저희도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잖아요.” 백승우는 웃으며 기분 좋게 말했다. “그래그래, 아주 내 약점을 잡았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안유정은 거의 떠밀리다시피 백승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과일, 과자, 밀크티, 모든 게 다 있었다. 백승우는 컴퓨터를 이용해 안유정이 볼 드라마까지 찾아주었다. “유정아, 나 가봐야 하니까 여기서 기다리다가 필요한 게 있으면 밖에 있는 직원 부르면 돼.” 안유정은 일부러 이렇게 물었다. “네 생활 비서 임진희 씨는? 오늘 안 보이네.” “나도 몰라. 나중에 인사팀한테 연락해서 물어봐야지.” 가기 전에도 백승우는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작게 당부했다. “나 오면 같이 점심 먹자.” 백승우가 떠나고 임원들도 자리를 떴다. 안유정은 테이블 위에 놓인 백승우의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급히 쫓아가다가 조금 전 몰려들었던 임원들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 옥상? 백 대표랑 임진희 점점 더 화끈하게 놀고 있네.” “어쩔 수 없지. 오늘 아내가 갑자기 사무실에 올 줄 누가 알았겠어? 장소를 바꿀 수밖에.” “그럼 오늘도 백 대표한테 콘돔 가져다줘?” “아니, 방금 백 대표 올라갈 때 봤는데 주머니에 여러 박스 챙겼더라.” “허, 백 대표도 대단해. 아내가 보는 앞에서 콘돔을 사?” “배달시켰겠지. 요즘 얼마나 편해. 원하는 건 뭐든 살 수 있잖아.” 안유정은 문득 깨달았다. 아침부터 쉴 새 없이 걸려 오는 전화가 배달원의 전화였다는 것을. 아침 일찍 주문해서 콘돔을 산 걸 보니 오늘 옥상 데이트가 무척 기대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하지. “몇 박스도 부족할 수 있어. 지난번 백 대표랑 임진희가 차 안에서 밤낮으로 했는데 다음날 임진희 걷는 것도 이상하더라.” “부족하면 갖다주면 되지. 아랫사람인 우리가 상사 모시는 건 당연해.” “아까는 사모님 잘 모시겠다며?” “허, 그 여자가 뭘 알아? 밀크티 한 잔, 간식 몇 개로 달랠 수 있잖아. 백 대표 같은 신분에 밖에서 여자 몇 명 안 만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돈 있고 권력이 있으면 여자 데리고 노는 건 당연하지. 집사람만 모르면 돼.” “하긴, 무척 단순해 보이던데 숨기는 게 어렵지 않을 거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백승우가 등장했다. “유정이 앞에서 헛소리 하지 마, 알겠어?” 임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저희도 생각이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물었다. “대표님, 오늘 사모님을 왜 데려오셨어요? 임진희 씨랑 두 분은 옥상으로 피하고 저희는 말조심해야 하네요.” 백승우가 눈을 흘겼다. “유정이는 사모님이야. 오고 싶으면 오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네네...” 백승우는 엄한 얼굴로 다시 경고했다. “유정이 잘 챙겨. 어제 탈이 났으니까 날것이나 찬 건 절대 주지 말고. 참, 나랑 임진희 일에 대해 감히 말하는 사람은 즉시 내보낼 거야. 알겠어?” 임원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유정은 이어지는 말을 듣지는 못했다. 그녀는 재빨리 백승우의 사무실로 돌아와 과자 더미 한가운데에 휴대전화를 놓아두었다. 잠시 후 백승우가 들어와 여전히 온화하고 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고양이, 뭘 그렇게 맛있게 먹어?” ‘고양이’라는 호칭에 안유정은 역겨움이 밀려와 거부감을 꾹 참으며 물었다. “회의하러 간다더니 왜 다시 왔어?” “휴대폰을 두고 갔는데 혹시 못 봤어?” 안유정은 고개를 저었다. “못 봤어.” 백승우는 간식 더미를 뒤져 휴대폰을 찾아냈다. “과자 사이에 섞여 있었네. 그럼 천천히 먹어. 난 먼저 갈게.” 띠링. 이번에는 안유정의 휴대폰이 울리고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원 씨 되십니까?” “네, 저예요.” “안녕하세요. 일주일 후 노웨이행 비행기 예약이 완료되었고 티켓 준비되었으니 여권만 가지고 오시면 바로 탑승하실 수 있습니다.” “여권 외에 다른 서류가 필요하나요?” “아니요. 여권이면 돼요.”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자 백승우가 의아한 듯 물었다. “여권? 유정아, 여권이 왜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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