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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백승우는 급한 마음에 서둘러 다가가 살펴보았다. “유정아, 왜 그래?” 안유정은 구토로 인해 눈앞이 핑 돌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토록 그녀를 사랑하던 백승우가 바람을 피웠는지. 그녀가 알게 될까 봐 두렵지도 않은 건지. 아니면 그녀에게 영원히 숨길 수 있을 만큼 은밀하게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하는 걸까. 저녁 바람이 불자 안유정의 머릿속이 한결 맑아졌다. 백승우는 그녀에게 물었다. “유정아, 괜찮아? 몸이 안 좋으면 내가 지금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니, 저녁에 먹은 음식이 상했나 봐.” “그러면 내일 사무실로 와. 같이 밥 먹자.” 안유정은 비웃었다. 회사에 가서 임진희와 사무실에서 뒹구는 모습이라도 보란 소리인지. 갑자기 장난을 치고 싶었다. “그래, 그러면 내일 아침에 같이 회사로 출근했다가 밥 먹고 저녁에 같이 집으로 돌아오자.” 그녀가 동의할 줄 몰랐던 백승우는 표정이 다소 어색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요즘 일이 좀 바빠서 항상 같이 있지는 못할 것 같아.” “일해. 난 사무실에서 기다릴게.” “... 알았어.” 집으로 돌아온 백승우는 안유정을 위해 목욕물을 받아놓겠다며 욕실에 들어가서는 평소와 다르게 문을 닫았다. 그리고 안유정은 혼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다시 차에 탔다. 시동을 걸자 화면에는 최신 채팅 기록이 업데이트되었다. [일이 좀 생겨서 내일 사무실에서 못 할 것 같아.] [아, 아쉽네.] [야옹이, 실망하지 마. 오빠가 옥상으로 데려가서 더 자극적으로 놀아줄게.] [히히, 오빠 최고.] 안유정이 침실로 돌아올 때쯤 백승우도 욕실에서 나왔다. “유정아, 목욕물 다 준비됐으니까 먼저 몸 담그고 있어.” “아니, 쉬고 싶어.” “그래, 졸리면 자야지. 참, 탁자 위에 놓아둔 선물은 이제 열어봐도 될까?” “일주일 후에 열어봐.” “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해? 지금 바로 우리 유정이가 어떤 선물을 준비했는지 보고 싶은데.” “왜냐면...” ‘일주일 후면 난 영원히 널 떠날 테니까.’ “일주일 뒤에야 이 선물이 의미가 있으니까.” 백승우는 그녀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그래, 알았어.” 다음 날 아침, 백승우의 휴대폰은 6시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전화기를 꺼버리고 뒤돌아 안유정을 안았다. “무시하고 조금 더 자자.” 하지만 전화는 다시 쉴 새 없이 울렸고 백승우는 짜증이 나서 얼굴을 찡그렸다. “아직 출근 시간도 아닌데 이른 아침인데 재촉하네. 조만간 이 쓸모없는 임원들을 내보낼 거야.” 그리고 다시 끄는데 세 번째로 전화벨이 울리자 백승우는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정아, 넌 조금만 더 자. 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어서 날 찾는 건지 물어봐야겠어.” 안유정은 가볍게 대꾸하며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백승우는 휴대폰을 들고 침실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곧 1층 현관문 밖에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밖에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배달원이 포장물을 그에게 건넸다. 백승우는 분명 물건을 받았지만 돌아왔을 때 그의 손은 비어 있었다. 안유정은 그에게 물었다. “회사에 심각한 일이 있는 거야?” “아니야. 유정이 넌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어. 내가 아침 만들어줄게.” 마음에 찔려서인지 아니면 정말 잘 못 먹을까 봐 걱정해서 그런 건지 백승우는 풍성한 아침 식사를 차려주었다. 우유, 계란, 빵, 잼,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오트밀 죽까지. “이제부터는 아무거나 먹지 마. 내가 매일 밥 해주는 가정부 고용할게.” “됐어.” “유정아, 말 들어. 아니면 나 마음 놓고 출근 못 해.” “승우야,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물어봐.” 안유정은 칼과 포크를 내려놓고 덤덤하게 물었다. “7년이 고비라는 말 어떻게 생각해?” 백승우는 즉시 깊은 불쾌감을 드러내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마음이 식은 남자가 말하는 핑계야. 난 달라. 난 평생 우리 가족과 유정이 너 하나만 사랑해.” “평생 나만 사랑한다고?” “그래.” “그럼 다른 여자랑 사랑에 빠지면 어쩌려고?” “그럼 내가 벼락에 맞아 죽겠지.” 안유정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 정도로 맹세했다가 정말 현실로 되면 어쩌려고?” “진실을 말하는 건데 뭐가 두려워?” 안유정은 다시 칼과 포크를 들고 빵에 잼을 발라 먹기 시작했다. “유정아, 나 믿어야지.” “밥 먹어.” “아직도 날 못 믿어? 내 심장을 잘라서 보여줘야 믿어줄래?” “회사 사람들 기다리는데 이러다 늦겠어.” 백승우는 겨우 안도하며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좀 더 기다리라고 해. 쓸모없는 것들, 조만간 다 해고할 거야.” “그 사람 해고할 수 있겠어?” 안유정이 말하는 건 그들이 아니라 ‘그 사람’이었다. 백승우가 알아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이렇게 대꾸했다. “너 빼고 못 버릴 사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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